투기과열지구 해제를 건의한 아산시의회에 대해 집 없는 서민을 외면한 자본가의 개발논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사진은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꽉찬 주택전시관)
“개발에만 눈먼 자본가 논리만 대변하나” 일침아산시 투기과열지구 해제 바람직한가. 최근 아산시의회(의장 이기원)에서 제출한 ‘투기과열지구 해제건의’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집 없는 서민의 고충은 뒷전인 채 개발과 돈벌이에만 눈먼 자본가의 논리만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투기를 억제시키고 폭등하는 집값을 조금이나마 잡아주는 역할을 해 준 것이 투기억제정책이었는데 또다시 집값 폭등의 악몽을 되풀이해야 하냐는 것이다.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아파트분양계약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아산은 물론 인근 천안 등에서도 투기과열지구지정 이전에 아파트추첨에 당첨되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을 얹어 거래하는 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실 입주자들과 집 없는 서민들만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와 부동산거래 침체는 터무니없이 비싼 집값이 원인일 뿐이라는 것.아산시의회(의장 이기원)는 제114회 제1차 정례회 첫 날인 지난달 21일(목) 아산시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 줄 것을 건의하는 건의문을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정거묵 시의원 등 10명의 의원이 제출한 건의서 내용에 따르면 2003년 6월7일 지정된 투기과열지구의 장기화로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의 부작용을 보이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또한 최근 2년간 공급된 아파트 청약율은 1대1도 안될 정도로 저조하고 주택시장이 안정돼 있어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위한 조건이 충족됐다고 주장했다.정거묵 의원은 제안설명을 통해 “아산시가 계속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다면 아산시 경제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도 큰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통해 침체된 아파트 분양시장의 활력을 찾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집 없는 서민의 눈높이에서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의정활동이 돼야 한다”며 “이 사회가 자본가의 개발논리로만 진행될 경우 서민들의 삶은 더욱 도탄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아산시의 각종 개발지역에서 혜택받는 계층과 피해받는 계층이 명확히 구분된다. 개발로 인해 부와 각종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야 하는 사람이 생긴다. 과연 의회는 누구의 편에서 일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런 해석 자체가 자본가의 눈으로만 현상을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까지 아산지역은 꾸준히 분양가 상승이 이어졌다. 집 없는 서민들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내 집 마련의 꿈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며 “청약할 엄두조차 못 내고 음지에서 한숨짓는 돈없고 집없는 서민들이 얼마나 될까 파악하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달 27일(수) 건설교통부는 투기과열지구 해제지역을 발표했다. 부산, 대구, 광주광역시, 경남양산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이들 지역 중에서도 부산 해운대구, 수영구, 영도구, 대구 수성구, 동구, 광주 남구, 경남 창원 등은 해제가 유보됐다. 지난 2002년 투기과열지구가 도입된 이후 해제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산, 천안, 청주, 청원, 대전, 연기 등 충청권과 수도권, 울산 등은 투기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해제대상에서 제외됐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7월부터 아파트분양계약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