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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끔찍한 패륜범죄 어디까지?

패륜범죄 어디까지?

등록일 2007년06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최근 아산시에서 일어난 끔찍한 반인륜적인 패륜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들이 어머니를, 장인이 사위를, 아들이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무자비하게 살해한 사건이 최근 한달새 아산시에서 일어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혼자 거주하던 70세 노인이 음독자살한 뒤 며칠이 지난 후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 이 노인 또한 1년 전 자신의 막내아들이 큰 딸을 살해하는 사건을 겪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아동학대, 부모구타, 형제간 다툼을 넘어서 이제 존속살인사건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사건마다 조금씩 형태는 다르지만 ‘반 인륜적인 패륜’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특히 피를 나눈 가족간에 일어난 사건이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잔혹하고 끔찍한 형태로 나타났다. 지난달 17일 용화동에서 병들어 누워있는 어머니의 다리를 비틀어 뼈분쇄골절과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은 말 그대로 엽기적인 수준이다. 또 지난 11일(월) 둔포면에서 일어난 부친살해 사건은 아들이 칼을 양손에 쥐고 아버지를 5차례나 찌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당시 숨진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을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건1- 음봉면 70대 노인 음독자살(본보 6월5일 보도)이 사건은 혼자 거주하던 노인이 자살한 뒤 며칠이나 지난 후 발견된 충격적인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5월29일(화) 오후 1시 무렵 음봉면 산동리에 혼자 살던 A(70)씨가 사망해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측은 사망자 A씨는 제초제 음독으로 자살했으며 사망한지 상당시간 경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70대 노인의 죽음 앞에는 자녀간의 존속살해 사건이 있었다. 지난 2006년 A씨 아들이 친 누나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던 것.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충격으로 치매와 심한 우울증을 보여 왔다고. A씨 주변사람들은 더 이상 내몰릴 곳도 없던 A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사건2-과도로 사위 찔러 살해한 무서운 장인(본보 6월19일 보도)자신을 정신요양원에 입원시키고, 용돈도 많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도로 사위를 찔러 살해한 무서운 장인이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장인 H씨(78·좌부동)는 2005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공주시 소재 모 요양원에서 주벽으로 입원치료 후 현재 아산시 모 병원에서 천식으로 입원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중 지난 9일(토) 오후 10시17분 무렵 온천동소재 모 수퍼에서 자신을 요양원에 입원시키고 용돈을 주지 않는다며 미리 소지한 과도로 피해자인 사위 S씨(53)의 복부를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S씨는 복부자상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3- 어머니 다리 비틀어 사망하게 한 모진 아들 검거(본보 6월19일 보도)술에 취한 상태에서 병환중인 어머니를 찾아가 어머니 다리위에 걸터앉아 양손으로 다리를 잡아 비틀어 넙다리뼈 분쇄골절의 상해를 입혀 사망하게 한 모진 아들이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O씨(50·읍내동)는 지난 5월17일 오전 7시30분 무렵 피해자인 어머니 K씨(80·용화동)가 혼자 거주하는 집에 술에 취해 찾아갔다. 이어 피의자 O씨는 이유 없이 저항하지 못하고 누워있던 어머니의 다리 위에 강제로 걸터앉아 오른쪽 다리를 잡아 비트는 방법으로 폭행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어머니 K씨는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오른쪽 넙다리뼈분쇄골절의 상해를 입고 수술 2일째인 5월21일 오전 8시54분경 오른넙다리뼈분쇄골절 후 동반된 폐지방색전증으로 사망했다. 아들인 피의자 O씨의 신고로 병원을 찾은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피의자가 가한 상해가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결정으로 지난 12일(화) 피의자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사건4- 술 취한 아버지 흉기로 살해한 잔혹한 아들(본보 6월26일 보도)평소 주벽이 있던 아버지가 술을 마신 것에 대해 어머니로부터 핀잔을 듣고 주정을 부리자 아들이 부엌칼로 아버지의 목과 가슴 등 5곳을 찔러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월) 오후 8시 무렵 둔포면에 사는 피의자 C씨(33·남, 무직)는 술 마신 아버지(62·농업)에게 어머니가 “해마다 왜 이런 지랄을 하냐”며 핀잔을 주자 아버지가 부엌칼을 들고 나와 “내가 죽어야 한다”며 주정을 부렸다는 것. 이를 본 아들 C씨가 아버지가 들고 있던 칼을 빼앗고, 다시 주방에 있던 칼 하나를 더 들고 나와 2개의 칼을 양손에 잡고 피해자의 목과 가슴 등 5곳을 찔러 살해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당시 남편이 자해해 자살했다는 신고를 접하고 사체를 검시한 결과 목, 가슴, 옆구리 등의 상처가 자해로 보기 어렵고, 사건현장이 훼손된 점 등으로 미뤄 타살이 의심됐다고 설명했다.또 피해자의 처와 아들의 진술이 상이하고, 범행시간 현장에 있었던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존속살해 혐의로 지난 16일(토) 아들 C씨를 구속했다고 전했다. ‘존속살해-가족해체’… 사회적 병리현상의 한 단면가족간 일어난 범죄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족해체현상’과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사회적 병리현상’임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구 22만의 아산시에서 지난 한 달간 일어난 강력사건이 모두 존속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볼 때 그 심각성의 정도가 크다는 것이다. 아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존속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을 보면 취중에 일어난 일이 많다”며 “어쩌면 우발적 범죄로 보이기도 하지만 극한상황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잠재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경정신과전문의 김창원(50·천안중앙병원장) 박사는 최근 아산에서 발생된 패륜적 범죄로 수감된 당사자를 면담한 후 사회정신병리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 박사는 현재 사회에 팽배한 배금주의와 그 때문에 발생하는 상대적인 인간존엄성의 상실을 지적했다.김 박사는 “아산시뿐만 아니라 최근 도시개발이 한창인 지역에서 땅값폭등의 영향으로 수 조원대의 막대한 자금이 나돌고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마저 잃은 사람도 있다”며 “어떤 사회건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닌 운이 좋아 혜택받은 자와 못 받은 자가 있다면 그들의 입장은 극명한 대립관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사회가 자신의 의지나 노력과 관계없이 로또 당첨식으로 빈부를 가르고, 개인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소득격차와 생활수준이 벌어진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할 것이다. 이같은 사회적 불만이 증폭된 상황에서 자신의 가족이나 주변사람이 도화선이 돼 자포자기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미 현실은 위험수위에 와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김 박사는 이어 “두 번째 사건의 경우 개인의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사회에서 일정 기간 격리가 필요한 준범죄자 혹은 예비 범죄자를 방조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 박사는 “존경하는 인물로 가난하지만 강직한 자신의 아버지나 스승님을 자랑스럽게 말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점차 현존 인물은 존경 대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내 아버지와 친구 아버지를 경제적 능력으로 비교하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수능성적 올려주는 선생님만이 존경대상에 오르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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