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주상/46·아산 송악면
숲속의 요정들이 세상에 나왔다. 지난 10년간 전국 곳곳을 누비며 솟대 제작에 열정을 바친 한 시인이 그의 작품 ‘솟대와 요정들’을 아름다운 시집으로 엮어 선보인 것. ‘꿈을 깎는 시인’으로 등장한 맹주상(46·송악면 강당리)씨는 최근 아산시청 현관과 정원에 500여 점의 솟대를 전시해 방문객들에게 어릴적 고향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얹은 마을의 신앙대상물로 지역이나 목적에 따라 소줏대, 표줏대, 솔대, 거릿대, 수살목, 서낭대 등으로 불린다. 솟대는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년농사를 위해 마을에서 공동으로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긴 장대 꼭대기의 새는 주로 오리, 기러기, 까마귀, 까치 등을 올려놓았는데 이는 새를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천신의 심부름꾼으로 믿었기 때문. “가장 한국적인 문화인 솟대로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특히 숲속의 요정들이 방긋 웃고 노래하는 모습은 마치 동화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누구에게나 친근한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다.”맹씨는 작품 소재를 모두 척박한 산에서 찾았다. 넓은 평면을 형성한 대추나무 위에는 그의 자작시를 새겨 넣어 작품을 노래하고 있다. 또 그의 훌륭한 작품 재료인 느티나무 괴목을 얻기 위해 전국의 산을 누비고 다녔다.이렇게 만들어진 ‘솟대와 요정들’의 제작기간은 10년. 지난 10년 동안 작품 하나하나가 탄생될 때마다 맹씨는 시를 써서 생명을 불어 넣었다. 지난 11일(월)부터 전시된 이 작품들은 오는 22일(금)까지 시청 현관과 국기게양대 앞에 전시될 예정이다.맹씨는 앞으로 2년간 ‘솟대와 요정들’을 주제로 전국 순회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2년 후에는 일본과 미국을 시작으로 국제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