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기관단체장 행정자치부에 ‘온양’ 명칭개정 탄원‘아산시냐 온양시냐’ 지명 논란이 또다시 제기됐다.1995년 시군통합 이후 통합시 이름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온양아산향토사연구소 박노을(전 온양문화원장)소장을 비롯한 이길영 전 아산시장, 김완규 아산시노인회장 등 지역 전·현직 기관단체장 등 24명이 ‘온양시’ 명칭복원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박노을 소장을 대표로 한 이들은 지난 12월 행정자치부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정부의 일방적인 도농통합시책에 따라 강제로 ‘아산시’ 명칭을 사용해 왔다”며 “정통성과 명성에 부합되는 ‘온양시’ 또는 ‘온양아산시’로 행정구역명칭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탄원서에는 아산명칭으로 인한 21가지 피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주로 ‘온양’ 명칭의 온천관광브랜드, 대외적 인지도, 역사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박노을 소장은 “행정자치부가 올해 안에 일제강점기 한국의 민족성을 부정할 목적으로 바꾸었거나 어감이 좋지 않은 행정구역 104곳의 명칭을 바로잡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역사와 정통성을 갖춘 온양시를 복원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박 소장은 이어 “아산의 유래가 염치읍 서원리 어금니 바위라고 하지만 이는 어느 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오히려 일본제국이 청일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전쟁터로 의미를 두던 곳”이라고 주장했다. 탄원서 회신에서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은 해당지역뿐 아니라 전국민이 사용하는 것으로 각종 공부정리, 시설물, 지도정비 등 막대한비용이 들고 변경에 따른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명칭변경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의견청취 또는 주민투표 등을 통해 해당지방지치단체가 추진할 사항”이라고 답했다.생산적 합의점 찾아야‘온양시’ 명칭복원 논란에 대해 강희복 시장은 ‘신중론’을 내세우며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공무원들도 ‘자칫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아산시의회 이기원 의장은 의회 의장이 아닌 개인적인 입장이라는 점을 전제한 후 “‘온양’의 명칭복원을 위한 움직임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명칭복원여론이 형성된다면 통합적 차원의 ‘온양아산시’도 고려해 볼 만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옛 명성에 기댄 막연한 향수 보다는 미래지향적 도시명칭이 중요하다”며 ‘온양시’ 명칭복원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경자 의원은 “이미 지난 12년간 ‘아산시’로 도시이미지가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만을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정치적 이해에 따른 소지역주의로 지역의 갈등, 각종 사회적 경제적 비용부담 등 도시지명을 바꾸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여운영 의원은 “지역에 국한된 특정계층의 소모적 논쟁 보다는 아산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지명인지도와 여론조사를 충분히 거쳐 합의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시군통합 이후 지난 12년간 산발적으로 이뤄져온 지명논쟁은 자칫 지역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며 “소모적 논쟁이 아닌 생산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두부터 시작된 지명논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