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온 병술년이 저물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지역 안팎으로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와 한 핏줄인 북녘 땅에서는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를 들끓게 했고,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는 우리의 현실을 냉철히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5·31 지방선거와 연일 계속되는 부동산시장의 불안과 지지부진하고 불투명한 지역경제, 지역간 불균형이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갈등과 혼란으로 이어졌다. 2006년을 불과 열흘 앞두고 탕정면의 한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 한 해 지역의 주요 이슈를 지면에 담았다.기사는 무순이며 선정은 아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취재기자 5명의 의견을 종합했다.1.공천권 놓고 지역정가 술렁5·31 지방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각 당에서 공천과 관련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역대 최고 당 지지도와 복수공천 등의 호의로 인해 입당 후보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어떤 당은 내부적으로 균열 양상마저 보였다. 몇몇 후보들은 일찌감치 공천이 어려울 경우 사전에 탈당해 당 이적 및 무소속 출마 등을 타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탈당 후보의 역공으로 당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특정 정당은 복수공천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결국 높은 경쟁률과 복마전 등으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거액의 공천헌금설, 공천심사위원과의 밀약 및 거래설 등이 떠돌며 당에 거리를 두는 후보들이 늘어나는 등 인지도, 지지도, 조직기반까지 흔드는 사태까지 지역정가가 술렁였다. 기초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공천으로 인한 민감한 움직임들은 고스란히 상처를 남기고 기초의회의 정당공천에 대한 새로운 숙제를 안겼다. 2.“시청이 동네북인가”-청사 수난시대올해는 시청사의 수난시대였다. 모 단체는 시장실을 점거하고 또 다른 단체는 부시장실을 점거했다. 아산시 행정국장이 시정질문 답변에서 “시장실 문짝이 성한 날이 없었다. 발로차고 부숴서 5~6차례나 교체했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청사는 분풀이 대상이었나 보다. 어느 취객은 청사 내 당직자를 폭행하는가 하면 청사를 무단점거한 시위대를 취재하던 모 언론사 기자도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시청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10여 대를 누군가 고의로 파손하는 일도 벌어졌다. 대화와 타협에 앞서는 폭력적 시위문화에 대해서는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3.5.31 지방선거 영광의 얼굴들5월3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렸다.시장을 비롯한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아산에서는 총 64명이 선거에 출마했다. 시장 후보는 3명, 도의원 8명, 시의원 47명, 시의원 비례대표 6명이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희비를 달리했다. 시장선거 출마한 열린우리당 곽용구, 한나라당 강희복, 국민중심당 김광만 후보가 표심잡기에 나섰으나 결과는 강희복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강 후보는 3대에 이어 4대 아산시행정의 최고 책임자로 등극했다. 충남도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1선거구 이기철 후보, 2선거구 강태봉 후보가 각각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기초의원은 이기원(의장), 김학복(부의장), 유기준, 정경자, 김의균, 김준배, 정거묵, 현인배, 임광웅, 김응규, 이한욱, 여운영, 김귀영 의원 등 14명이 아산시의회에 입성했다. 4.대륙제관 화재… “불안해서 못 살겠다”아산시 영인면 신운리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2월14일(화) 발생한 화재는 오후 3시10분경 발생, 생산시설 2개 동과 완제품 20만여 개를 태우고 3시간30분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주민들은 긴급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가스저장소에도 불이 옮겨붙지 않아 더 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꺼지지 않은 불안이 주민들을 엄습하고 있다. 대륙제관과 인근 마을의 거리는 불과 50여m. 추후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못하는 상황에서 대책마련도 부재해 주민들의 불안이 지속된 것이다.영인면 주민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도순)와 대륙제관은 3월31일(금) 대륙제관 회의실에서 박봉준 사장 등 사측 관계자 4명과 정도순 위원장 등 주민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7번째 회의에서 1시간 여의 협상 끝에 주민안전보장 등 9개 합의안을 마련하고 양측이 이에 서명했다.5.밤새도록 외친 “대~한민국!” 독일에서 월드컵이 열린 6월은 한반도 전역이 붉은 물결로 넘실거렸다.아산시민도 함께했다. 신정호를 비롯한 온양온천역, 터미널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붉은 함성이 흘러 넘쳤다. 태극전사들이 경기하는 날이면 불꺼진 아파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집집마다 새벽시간도 마다 않고 남녀노소 함께 외쳤다.“대~한민국” 6.“한·미FTA 절대 안 돼!!”한·미FTA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때로는 서울에서 FTA를 반대하는 전 국민이 모여 대 정부 시위를 벌였고, 때로는 전국 각지에서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 9월5일(화)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농민, 노동자, 소비자단체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 협상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미FTA 반대 목소리는 이날뿐만 아니라 아산시청 벼가마 야적시위로 이어졌다. ‘1농가 1가마 야적투쟁’ 시위로 번진 천막농성은 12월13일 막을 내렸다. 아산지역의 한·미FTA 반대운동은 노동자, 농민 등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소비자단체를 필두로 교육계, 환경단체, 학생 등 30여 개 단체가 동참했다. 특히 아산시에서는 아산시의회 의원들이 공동명의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중단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협상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7.아산종합운동장 10년 만에 첫 삽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우여곡절을 겪었던 아산종합운동장이 2월17일 드디어 첫 삽을 떴다. 건립위치가 확정된 지 10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 착공이다. 아산종합운동장 건립은 쓰레기소각장과 함께 아산의 대표적인 숙원사업 중 하나라 그 관심이 더욱 컸다. 이와 관련 아산시는 건립지인 풍기동 366-2번지 일원에서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본격 돌입했다. 시설규모는 부지면적 11만9209㎡(3만6000여 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관람석 1만9283석이 들어선다.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생활체육시설, 광장 등이 들어서며 임시주차장을 포함해 총 747면의 주차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발굴 문화재는 심의결과를 수용해 장래 인근 산성주변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청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 곳에서는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조사지역 동쪽 구흥 하단부에서 고려·조선시대 건물지 1동, 수혈 1기가 발굴됐다. 반대편인 서쪽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6기, 원형수혈유구 3기, 퇴적층 1기가 확인됐다. 또한 백제시대 원형수혈유구 6기, 가마 3기, 토광묘 1기를 비롯해 고려·조선시대 수혈주거지 25기, 수혈 11기, 건물지 1동, 석곽묘 4기, 토광묘 36기, 구상유구 1기 등이 발굴됐었다. 8.아산신도시 아파트 첫 분양그동안 세간의 이목을 끌어왔음에도 베일에 가진 채 수차례 분양이 연기됐던 아산신도시 1단계 아파트가 지난 10월25일(수) 첫 공개된데 이어 11월1일과 2일 이틀간 청약접수를 받아 2순위로 마감됐다.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분양가는 평당 678만∼689만원대로 책정됐다. 29평형은 3층 이상이 최고 2억50만원이며, 33평형도 3층 이상이 최고 2억2960만원에 분양했다. 아산신도시에 세워지는 첫 마을은 2순위에서 평균 경쟁률은 1.69대 1을 보였다.9.민간아파트 분양가 거품 빠지나 아산시에 건설되는 각종 민영아파트의 분양가는 적정한 것인가. 최근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가 전국언론의 집중조명과 함께 전국 지자체들 사이에서 벤치마킹되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도 이달부터 민간아파트 분양가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기로 해 주목된다. 시는 11월27일 민간건설아파트의 입주자모집공고 분양승인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아파트 분양가 심의자문위원회’를 올해 안에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토지가격과 건축비 등의 상승이 분양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각계 전문가와 관련분야 공무원 등 15명 내외의 분양가 심의자문 위원회를 구성해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10.설마설마 했는데, 아산에서도 고병원성 AI“설마설마 했는데, 3년전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인가”아산 탕정면 갈산리에서 전북 익산, 김제에 이어 4번째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가 발병된 것이 확인됐다. 농림부와 충청남도는 지난 21일(목) 저녁 9시40분경 아산시 탕정면 소재 김 모씨의 오리농장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진단 결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산시는 물론 인근 천안지역까지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해당 농가는 오리 9000수를 사육해 왔고 평상시에 비해 산란율이 20~30%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은 야생오리가 서식하는 곡교천과 인접한 곳으로 지난 2004년에는 3건의 AI가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200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43개국에서 발생했고 이중 28개국은 아직도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지난 2003년 12월 천안, 아산지역 6개 농장에서 발생해 140만수를 도살처분 하는 등 306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