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용/49·전 울산동구청장이갑용 전 울산동구청장 참여예산 강의, ‘순기능과 역기능 민주적 절차로 함께 고민해야’“아산시에서 시민들이 직접 지방자치의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태동을 갖는다는 말에 울산에서 5시간 동안 달려왔습니다.”지난 14일(화) 아산시민예산학교 강의를 위해 이갑용(49) 전 울산동구청장이 방문했다. 이 전 구청장은 현대중공업노조 골리앗투쟁 비상대책위원장, 현대중공업노조8대위원장, 전국노조대표자회의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노동계 인사다. 2002년에는 현대중공업 해직 상태에서 울산 동구 주민들의 지지 속에 구청장에 당선돼 개혁적인 행정을 펼쳐 주목받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현대중공업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이 전 구청장은 울산동구청장 재직시절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예산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의 의견수렴 차원이 아닌 예산의 제안과 제출한 예산편성안에 대한 토론 및 심의를 거쳐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를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예산편성 최종 조정과 의결단계에도 시민이 참여하는 형태로 관련 조례와 규칙을 제정하는 참여행정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단체장의 가장 강력한 힘은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이다. 그러나 이 모든 권한이 남용돼서는 안 된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단체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무사안일이나 구태를 경계하는 ‘다면평가제도’의 도입도 좋은 실례로 소개했다.“단체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와 함께 공무원들의 의식변화가 필요하고, 의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의회의 고유권한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면 제도 추진과 관련된 예산확보나 조례규칙 등 법적 근거마련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체장이나 의회의 권한이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한다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예산편성에 참여하는 시민계층의 대표성 문제나 단체이기주의, 지역이기주의로 변질될 우려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구청장은 “의회의 기능과 중복되거나 공무원들의 역할이 있는데도 굳이 시민위원회를 통해 행정력 낭비를 지적하는 공무원들의 반발과 불만, 시민위원의 전문성 부족 등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업우선순위 결정, 예산편성안의 조정과 의결 등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행정 전반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고, 공무원들에게는 감시자가 있다는 경각심과 함께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야겠다는 압박수단이 됐다. 특히 지역 주민들의 애로나 요구사항 등 저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행정, 의회, 주민이 함께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순기능적 요소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전 구청장은 어떤 변화에 있어 늦고 빠름의 차이는 존재하며, 찬성과 반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전을 위한 변화, 시민을 위한 변화였다면 후세가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산시에서도 시민의 뜻에 맞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갑용 주요약력▷학 력 : 부산동해중학교▷주요경력 ·1984년 현대중공업 입사 ·1988년 현대중공업 대의원,운영위원,교섭위원 ·1994년 제8대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1994년 전국노동자대표자회의 공동대표 ·1994년 현대그룹 노동조합총연합 의장 ·1998년 제2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2000년 민주노동당 울산 동지구당 지구당위원장 ·2002년 울산시 동구 구청장(민주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