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 순 (59·도고중학교 교장)
“작지만 소중한 꿈을 키워나가는 배움의 터를 지켜주세요. 농촌학교에 꿈과 희망을 주세요” 아산시 남서지역에 위치한 도고면의 작은 학교인 도고중학교 한동순(59) 교장의 호소가 가슴 시리게 와 닿는다. 한 교장은 교육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학습공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확보하지 못해 교육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거기다 특기·적성교육 등 각종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 지역 초등학생들이 학군배정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심지어 재학생들마저 타 지역으로 전학하는 등 열악한 교육환경이 학생 수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고. 한 교장이 요구하는 것은 다목적교실(강당)의 신축이다. 개교한지 34년이 지나도록 학생들은 단 한 번도 강당에 모이지 못했다. “(강당은) 어쩌면 도시지역 학교보다 농촌지역 학교에 더 필요한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더 간절합니다. 농촌은 도시지역과 달리 문화적 혜택도 전무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강당은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문화적 구심체 역할을 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도고중학교는 1972년 개교해 34년간 421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도고면 유일한 중학교다. 20년 전인 1986년에는 10학급 530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북적일 때도 있었다. 그러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에 떠밀려 농촌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현재는 5학급 116명으로 줄었다. 농촌과 교육문제를 경제성이나 정치적 논리로만 계산한다면 더 이상 미래의 발전은 없다는 것이 한 교장의 생각이다. 도고면은 동양 4대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도고산과 도고온천을 중심으로 일찍부터 관광산업이 발달해 왔다. 또한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관광산업과 연계한 독창적인 문화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에 떠밀려 해를 거듭할수록 쇠락해 학교의 존립마저 위협하고 있다.한동순 교장, 116명의 학생과 학부모, 지역 구성원들의 간절한 호소는 오늘도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