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몽천 선생(좌)과 임경화 선생(우). 고희를 맞은 경화?몽천선생이 제자들의 주선으로 옛방식에 의거 고희연을 가졌다.
두 명의 덕망높은 한학자가 묘한 인연으로 주위에 쏠쏠한 화제를 낳고 있다. 임경화(천안 풍세면) 선생과 함몽천(강릉) 선생이 이들.
경화?몽천선생은 50여년간 한학의 뜻을 세우며 같은 길을 걸었으면서도 동년, 동월, 동일에 태어나 보통 인연(因緣)이 아님을 과시했다. 이런 관계를 아는 양 제자들 주선으로 천안과 강릉의 중간지점인 수원에서 지난 16일(일) 고희연을 가졌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했던가. 두보의 시 ‘곡강(曲江)’에 있는 말로, 이는 사람이 일흔살까지 살기란 예로부터 드문 일.
하물며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 칠순에 이르러 학문의 연을 같이한 한 날 동료와 고희연을 갖는다는 것은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이 잔치에 전국의 유림들도 대거 참석해 잔치의 흥을 돋궜다.
뷔페에서 가졌으나 식은 옛방식을 취했다. 식장의 반은 도포입고 갓쓴 보기 드문 전경.
남백 최선생은 이번 행사에 대해 “서로 의를 나눠 기쁨이 크다”며 좋은 친구, 스승, 어른을 모신 기쁨을 전했다.
경화 선생은 광덕 태화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나 죽림서원을 설립, 호서유림을 대표하고 있으며 강릉 몽천 선생은 몽천서당을 설립해 경양각지의 문호들과 교류를 나눠왔다.
경화 선생의 제자인 권선길(중앙고 선생)씨는 “옛것이 사라지는 때에 이같은 전경은 흔치 않다”며 “게다가 두분의 숭고한 인생항로와 특별한 인연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고 말했다.
이후 2부 순서로는 시조경창대회를 가졌다.
<김학수 기자>pusol@icro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