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영인면 출신의 시인이자 작사가며 월북예술인으로 알려진 조명암(1913∼1993)의 이름을 딴 ‘제1회 조명암 가요제’. 그러나 행사를 3일 앞두고 친일논란에 휩싸이자 주최측은 서둘러 가요제 명칭을 변경했다.민족문제연구소측은 조명암(본명 조영출)은 일제강점기 ‘아들의 혈서’ ‘지원병의 어머니’ ‘혈서지원’ 등 청년들에게 지원병으로 나설 것을 독려하는 노래가사를 쓰는 등 친일행적이 뚜렷했다며 친일인사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열린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예총아산지부는 지난 19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가요제 명칭을 제2회 아산시민가요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예총 심현미 사무국장은 “조명암은 아산출신으로 ‘신라의 달밤’, ‘낙화유수’ 등 우리 국민들이 애창하는 가요의 작사자다. 그의 예술성만을 조명하자는 당초의 의도와 달리 그의 친일 및 친북 활동에 따른 비판여론이 있어 시민화합의 장을 마련하려는 설화예술제의 개최 취지와 상반되기 때문에 명칭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정 인물을 기념하는 가요제를 검증절차 없이 실시하려 했던 주최측은 서둘러 행사명칭을 변경했지만 뒷 여운은 개운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