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아(3)·이서인(3)·정헌옥(2)과 할머니들/아산시 권곡동아산시 곡교천 둔치에 손자손녀를 태운 유모차를 밀고 나와서 담소를 나누는 세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우연히 엿들으며 걸었다. 할머니들의 대화에는 60여 년 세월의 흔적과 푸근하고 넉넉한 삶의 지혜가 넘치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은 맞벌이 나간 아들 내외를 대신해 손녀손자를 데리고 산책 나왔다고 한다. 대화를 엿듣다 말참견하는 기자의 등장에도 할머니들은 경계하지 않고 밝은 미소를 보내줬다. 기자는 답례로 예쁜 사진을 찍어 선물하겠다며 코스모스 꽃밭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코스모스 만개한 초가을의 곡교천 둔치는 파란 가을하늘과 어울려 더 없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아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지난 7월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명소로 단장하기 위해 파종한 코스모스 씨앗이 3000여 평의 둔치에 피어난 것이다. 유난히도 덥고 비가 많았던 지난 여름 악천후를 견디고 피어난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더 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하늘거리고 있었다. 햇빛에 반사되는 곡교천의 여울은 더욱 눈부시게 빛나고, 어른 가슴까지 올라오는 갈대와 만개한 코스코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말 그대로 초가을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곡교천변 갈대와 어우러진 화사한 코스모스 꽃밭을 걷고싶어서 나왔다는 할머니들은 시간도 잊은 채 2∼3살의 어린 손녀와 가을정취를 만끽했다. 꽃에 동화된 할머니와 손녀손자의 해맑은 모습에 60여 년이란 시간의 벽은 존재하지 않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에는 가족 또는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삼각대를 펼친 채 사진촬영에 몰입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 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