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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대신 낫 들고 신아원에 가다

등록일 2001년09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초보 봉사꾼들이 지역봉사의 참 맛에 흠뻑 젖었다.

매주 토요일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펜 대신 낫을 들고 신아원(육아시설·원장 안화자)을 방문하는 한국기술교육대 사시랑이 동아리 학생들. 26명을 창립멤버로 비공식 출범한 건 지난해 10월15일. 아직 한 살박이도 안된 이들이지만 신선함과 열정이 가득 배인 봉사로 벌써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신아원엔 할 일이 많다. 외곽청소와 화단정리, 나무 가지치기, 도색작업 모기장 작업을 비롯해 문이나 책상, 수도, 리어카 수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이 미친다. 그중 아이들 목욕시키기와 놀아주기는 가장 중요한 봉사다.

얼마전엔 건물옥상 방수처리까지 말끔히 소화해 냈다.

“이곳엔 남자어른이 한 명 밖에 안보이더군요. 우리의 힘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증거라 생각돼 더욱 봉사하는 보람을 느껴요.”

그런 사시랑이 학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신아원 원장과 식구들. 크게 내색은 않지만 하나 둘 마음을 열고 토요일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김용관 이사장은 “한기대(사시랑이) 학생들의 봉사엔 진실이 있어요. 진정으로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진실 말입니다. 좋은 학생들이에요”라며 초보 봉사꾼들에게 칭찬의 수위가 높다.

안화자 원장과 양원심 총무도 칭찬에 인색치 않았다.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성의도 그렇거니와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에 자연스러움이 가득해요.”

봉사단체들의 방문이 많은 신아원이고 보면 이런 칭찬은 오히려 의외. 그만큼 사시랑이의 방문봉사가 마음에 쏙 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홀로봉사’를 받아주는 데가 없어 사시랑이를 만들게 된 기계공학부의 문희정(4년)씨는 봉사한다는 뿌듯함과, 특히 우리들의 작은 도움에 큰 고마움을 표시하는 신아원에 일하는 재미를 느낀다고 귀띔.

이번 2대 사시랑이 회장을 맡은 김동우(3년)씨도 처음엔 생각 없이 봉사에 참여했다가 이젠 아이들과 정이 들고 말았다고 고백한다.

학교 지원도 한몫한다. 학생봉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하고 실질적인 봉사가 이루어질 수 있게 배려해 주고 있다. 사시랑이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국정한 지도교수는 “사시랑이의 작은 봉사가 지역사회에 좋은 반향을 주고 있음을 보니 실로 대견하다”며 흐뭇한 표정.

사시랑이들은 지난 1일(토)부터 새로운 봉사를 시도했다. 신아원 아이들의 부진한 학습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신아원도 적극 원하는 바, 과외를 통해 학습태도와 미래의 꿈을 건실하게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사시랑이란 갸냘픈 사람이나 약한 물건을 뜻하는 낱말이에요. 그러나 그들(그것들)이 모여질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죠. 이 말은 한 사람의 봉사도 결코 가볍게, 작게 볼 수 없다는 우리의 뜻이기도 합니다.”

사시랑이 봉사가 첫돌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봉사동아리로 장수했으면 하는 바람 가득하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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