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후반 코앗사코알코스에 한인촌이 형성돼 있던 항공사진 모습. 도로가 잘 정비돼 있던 인근의 지역과 달리 한인촌에는 도로가 없는 언덕에 위치해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갔다.
독립기념관(관장 김삼웅)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국외독립운동사적지 실태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동남아편 조사보고서 발간에 이어 멕시코·쿠바 실태조사보고서(속편)를 발간했다. 이번 출간된 멕시코·쿠바지역 보고서는 2003년도에 실시한 조사사업의 후속편으로 당시 이루어지지 못한 미조사 지역을 대상으로 2005년 7월9일부터 8월1일까지 24일간 11개 지역 32곳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들이 중심이 돼 새로운 사적지를 발굴·조사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먼저 멕시코 지역은 멕시코 북단의 국경도시인 티후아나, 항구 도시인 탐피코, 수도인 멕시코 시티, 한인 이민자들이 어부활동을 했던 코앗사코알코스, 새로운 생활도시였던 아구아 둘세, 사탕수수 공장에서 일했던 후안 디아스 코바르루비아스, 상업활동이 왕성했던 캄페체와 참포톤, 초창기 생활터전으로 한인 이민자들이 대거 노동했던 메리다 지역의 에네껜 농장들이 이번에 조사됐다. 쿠바지역은 100주년을 기념해 엘 볼로 한인촌 입구에 건립된 100주년 기념탑이 있는 마딴사스 한인촌과 수도 아바나가 조사됐다. 이번에 조사된 사적지 중에는 한인이민자들의 삶과 자취가 많이 묻어 있는 곳과 활동지가 주로 조사됐다. 멕시코 티후아나의 판테온 하르딘 공동묘지에 있는 김기용의 묘지는 멕시코 전역에 있는 유일한 한글 표시의 묘지로 기록되고 있어 매우 주목할 만한 곳이며, 멕시코 한인이민자 후손 중 최초의 여의사로 활동 중인 닐다 야네스 킴의 모습과 병원은 멕시코한인 후손들의 진취적인 생활상을 잘 보여주었다.아울러 이번 보고서는 총 820여 점에 이르는 사진과 자료들을 수록했는데 멕시코 한인들의 생활개선운동의 일환으로 조혼의 악습을 막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자 1918년 2월 메리다지방회에서 제정한 개량혼인법이 있는데 이번에 그 증거자료인 ‘혼인증명서’가 처음으로 수집, 공개됐다. 멕시코한인사회가 해마다 3·1절이 되면 사용했던 필사본의 3·1독립선언서가 있으며, 한인 이민 초기 에네껜 농장에서 노동할 당시 한인 청년의 결혼을 담은 사진들, 김익주의 가족이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보낸 독립운동자금 송금영수증과 인구세 납입고지서, 1943년 4월 쿠바지역 한인단체들이 연합해 만든 재큐한족단의 신분증, 쿠바 마딴사스 한인촌의 초창기 모습 등이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되고 있어 사적지에 대한 실태파악은 물론 한인이민자들의 삶과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와 내용이다광복60년의 해였던 2005년도는 멕시코 한인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에 멕시코·쿠바지역의 한인생활상과 독립에 대한 의지가 담긴 실태조사 보고서가 출간된 것은 민족정신을 널리 선양할 수 있는 매우 뜻 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