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충절의 고장 천안에 걸맞게 내년엔 ‘알짜배기’ 무궁화 전시회를 갖겠다는 사람이 있어 반갑다.
무궁화 선양회 회원이자 나라꽃 사랑모임 소속으로 활동중인 목천면 동리에 사는 권동안(46)씨가 그 주인공.
그가 무궁화 운동에 힘써오며 뼈저리게 느낀 것은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다. 나라사랑에 앞장서야 할 행정이 전혀 의욕이 없단다. 내노라 하는 대학 도서관도 난(蘭)에 대한 책은 수백권 진열돼 있지만 무궁화에 대한 책은 없거나 겨우 한 두권에 그친다고 지적한다.
“이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 무궁화 큰잔치만 해도 ‘망신’입니다. 무궁화만 나열해 놓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사일 뿐, 알맹이가 없었어요. 무궁화 종류만 해도 크게 22가지고, 세분하면 47가지에 이르는데 무궁화에 대한 어떤 설명도, 표지판도 없었으니 무슨 교육이 되겠습니까.”
권씨는 벌써 십수년간 나라꽃 무궁화 홍보와 보급에 열정을 쏟고 있다. 13년 전 당시 2백만원어치 무궁화를 사다 집 주변에 심었더니 마을사람 몇몇은 ‘미친 사람’이라며 혀를 차기도 했단다. 다른 이웃들도 내색은 안했지만 먹고 살기도 힘든 때에 웬 무궁화냐고 곱지 않은 시선.
그의 무궁화 열정으로 언제부턴가 독립기념관 주변엔 무궁화길이 생겼다. 1백일을 핀다는 무궁화는 요즘 활짝 피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엔 독립기념관 앞 톨게이트 도로 부근에서 무궁화 전시회를 가질 생각입니다. 거기엔 22종의 무궁화를 비롯해 나라꽃 무궁화의 산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작지만 뜻있는 전시회를 꾸밀 거예요.”
공주 월산의 3만평부지에 47가지의 무궁화 동산을 만든 그의 스승, 구석회(85)옹을 15년 모신 베테랑 전문가답게 권씨의 내년 전시회에 대한 기대로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문의/577-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