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년은 됐을 거라는 무궁화 한그루가 지난 15일(수) 광복절 기념 무‘궁화 큰잔치’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나라꽃이라 함은 한 나라의 상징으로서 온 국민들이 한결같이 사랑하는 꽃이나 식물을 일컫는다.
나라꽃 제정에는 4가지 요지가 따른다.
국민성을 상징하거나 역사에 특수한 연관성을 가지며, 국가의 존패 및 흥망성쇠와 직결되는 중요한 전설, 그리고 생산지에 있어서의 고유성(자생)이 있어야 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로부터 진한까지의 지리적 지식을 담은 1천년 전 고서, 산해경에 따르면 <‘군자의 나라(우리나라)에는 무궁화가 많아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진다’>고 기록돼 무궁화 민족임을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다.
또 조선조 광해군때의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도 ‘군자의 나라 방방곡곡에 무궁화가 많이 있어 꽃을 피운다’는 기록을 담고 있다.
무궁화는 흔히 여인의 얼굴로 형용한다. 담담하면서도 은은한 향기를 내품으면서도 그 꽃의 빛깔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내재의 미를 발산하지 않고 오히려 함초롬히 머금고 있어 가히 군자의 꽃으로 일찍이 고대의 수많은 시인, 묵객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피고져도 또 새롭게 피어나는 꽃, 무궁화는 이른 여름부터 늦은 가을까지 한결같이 피어내는 줄기차고 왕성한 생명력 등을 기리어 나라꽃으로 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들 말한다.
나라꽃 무궁화는 우리 역사에도 많은 곳에서 기록되고 있다. 조선조 시대에는 장원급제시 어사화로 쓰였고, 궁중에서 간단한 잔치가 있을 때 신하들이 사모에 ‘진찬화’라 하여 무궁화를 꽂았다.
불굴의 의지와 고결한 품성을 상징하는 무궁화는 이처럼 우리 민족의 장장한 역사속에 어우러져 흘러왔음을 생각할 때 현재 우리 국민의 무궁화 사랑의 현주소를 스스로 진단하고 나라꽃 사랑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