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광복절, 시내 고층아파트에서 태극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10집에 1집꼴로 내걸린 태극기, 그것도 광복절에…
천안시민들이 태극기를 멀리하고 있어 문제가 사뭇 심각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국경일때면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였으나, 최근 점점 감소추세가 역력하더니 급기야 지난 15일(수) 광복절에는 열가구중 한가구만이 태극기가 보였다.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숫자의 감소만을 뜻한다면 별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숫자의 감소는 그들 마음에 새겨져 있는 국가에 대한 의미도 함께 결여돼 있음을 반증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이 크다.
일부 시민들의 변명을 들어보면 단지 ‘번거로워서’ 내걸지 않았다거나 ‘무의미’, ‘깜박해서’ 등 가지각색. 그러나 그들의 답변에서 정당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태극기는 시민 각자 존재성의 상징이다. 그로 인해 자신의 존재자유가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치하 나라없는 설움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잃어버린 주권을 찾고자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우리의 국기가 있다는 것. 그것은 내가 마음놓고 숨쉬고 살 수 있는 터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가 썩었고, 정치가 부패했어도 우리 마음속의 나라는 절대 버려서도, 잊어서도 안되는, 자신이 숨쉬는 공기임을 자각해야 한다. 또한 그 소중함을 안다면 각 국경일을 부부의 ‘결혼기념일’에 우선해 기억하고 가꾸어야 함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열가구에 한가구, 그것도 광복절에 발생된 이같은 통계는 시민들이 각성해야 할 새로운 경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