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의 나이차를 극복하며 돈독한 우정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중앙시장의 이세중(64)씨와 이한구(42)씨가 그들.
두 이씨의 공통점은 중앙시장 노점상에서 과일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 지난해부터 하나가 더 늘었다. 1백20개 노점상이 가입한 중앙시장 노점상번영회에 이세중씨는 회장으로, 이한구씨는 총무로 봉사하게 된 것이다.
실 가는데 바늘 가는 건 당연. 두 이씨는 항상 붙어다니며 노점상의 발전을 위해 전략을 짜느라 때론 밤잠도 설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시청사 이전문제와 함께 몇 년 전부터 고질적인 병폐를 앓아온 공동화문제에 본격적인 대책마련이 논의되고 있는 형편이라 이들의 두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였다.
지난 7월에는 1백20개의 새 좌대가 시 예산으로 마련돼 깔끔한 시장거리가 조성됐다. 또 한쪽으로 치우쳐 장사하던 것을 정중앙으로 위치를 옮겨 양쪽으로 사람들과 차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한 것도 훨씬 나아 보였다.
이 회장과 이 총무가 요즘 부쩍 신경쓰는 것이 있다면 시와 한전의 협조로 전기를 끌여쓸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것. “10여 노점상만 전기를 따 쓰는 형편이라 나머지 노점상들은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문닫는 데가 많다”며 “전기를 쓸 수 있다면 야시장의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정에서 이곳 중앙시장 노점상을 인정한 건 82년 12월. 햇수로 만 20년을 맞이하고 있다. 또 83년 결성된 노점상 번영회도 올해로 19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중앙시장 노점상번영회.
시청사 이전에 대해 ‘중립’을 지향하고 있는 노점상번영회에 대해 이 회장은 “지난해엔 집회에 가담했다가 올해는 빠졌다”며 “공동화 극복에 대해 시 행정의 노력이 여러모로 보이고 있고, 시청사를 붙잡는 게 공동화 방지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청력이 안 좋은 회장을 대신해 번영회의 이모저모를 전하려는 이 총무의 모습에서 이들의 성실함과 순박함이 보인다.
앞으로의 현안은 중앙시장 주변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것과 차없는 시장거리를 만드는 것. 그리고 많은 버스노선이 이곳을 경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번영회의 큰 과제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