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9월 1천5백만원 예산들인 신부동 굴다리 준설작업
많은 양의 비, 통행 불편 초래
‘북일고쪽 굴다리를 아십니까. 아이들은 많이 다니는데…그 길이 비가 많이 오면 얼마나 다니기 싫은 길이 되어 버리는 줄 아십니까. 평소에도 어두컴컴한 길이 더 어두워지고, 벽에선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하천에선 물이 막 넘치려고 합니다. 얼마나 무섭던지…’
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린 박혜진 네티즌의 하소연. 박씨는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하천바닥을 더 파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실제 기자가 7월31일(월) 현장을 둘러본 결과 네티즌의 말대로였으며, 문제해결은 하천바닥을 파내야 한다는 게 유일한 해결방안으로 보였다. 굴다리가 동서대로의 그 지역 유일한 통로역할을 감당하며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곳임을 생각할 때 방치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시는 이곳 굴다리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난감해 했다. 전 오용균 건설교통국장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곳으로 근본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99년 9월에도 시는 1천5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곳 굴다리 부근 하천을 정비한 바 있다. 그러나 2년이 채 안돼 또다시 굴다리의 통행로와 인접한 하천바닥이 토사물로 같은 높이를 이루고 있다.
시 건설행정과 김광수씨는 당시 다리 밑 높이가 작은 포크레인조차 들어가지 못한 형편이었다고 기억하며 “20명의 작업인원이 한달동안 매달렸고, 나중에야 포크레인이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만 오면 밀려드는 토사들. 그렇다고 때마다 1천만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준설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깨진 독에 물붓기’일 뿐.
시 건설행정과는 다시 보류해 뒀던 ‘고질적 문제’를 해결키 위해 고민과 전문가 자문을 구하겠다고. 그렇지 않는 한 시민의 세금은 굴다리에 지속적으로 쏟아 부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토사물이 많다는 건 천안천이 하천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반증이라며 하천 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시행정을 펼친다면 쓸데없는 예산낭비는 없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