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면에서 입장면으로 넘어가는 산비탈엔 예전에 볼 수 없던 산열매(?)가 주렁주렁, 길가는 나그네를 유혹하고 있다. 뭘까. 바로 복숭아다.
열매는 연두색 바탕을 띠고 있으며 영글수록 뾰족히 내민 머리부분부터 수줍은 양 빨갛게 달아 오른다. 크기는 가지가지지만 보통 주먹만한 크기부터 두 배 크기까지 영근다.
산비탈에서 자랐다지만 마음대로 딸 순 없다. 정성들여 심고 가꾼 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북면에 복숭아가 들어선 것은 99년경. 현 송석우 면장이 발령받으며 ‘특화작물’의 꿈을 안고 시작했다. “북면은 산간지형에다 이렇다할 농작물이 없어요. 그래서 거듭 생각해낸 것이 복숭아였죠.”
복숭아는 북면 지형에 적합한 농작물로 조사됐고, 게다가 주민들의 주된 소득작물로 안성맞춤. 현재 송 면장과 주민 36가구가 합심해 총 8.2㏊에 6천여주를 심었고, 내년 본격적인 출하를 맞게 된다.
이로써 천안지역은 또하나의 특산물을 갖게 된 셈이다.
내년도 첫 출하 예정
이들 재배농가들은 복숭아 부자마을인 음성군 감곡면을 모델로 삼고 핑크빛 꿈을 현실화 하고 있다.
감곡면의 한 마을은 23개 가구중 22개 농가가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액은 20여억원. 감곡의 장호원 황도와 미백은 전국에서도 상등품으로 알아주며, 고소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8개 농가로 구성된 북면 작목반의 전병국(39)씨는 “그곳 지역과 비교하면 우리 북면은 평야지대”라며 “우리보다 열악한 조건의 지역도 해내는데 우리가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북면도 장호원 황도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이외 왕도와 천중도가 각각 20%씩, 나머지는 기타 복숭아로 재배되고 있다.
재배농가들은 송 면장을 주축으로 똘똘 뭉쳐 선진지의 여러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지만, 쓰라린 경험도 맛봤다. 지난 겨울 대량 동해피해로 전체의 5% 이상 되는 일부 품종이 고사한 것.
복숭아의 질만 인정된다면 가락시장 판로를 이용하는 음성 감곡면처럼 어려움이 없다. 또 일본 수출도 가능하며, 특히 천안지역에 복숭아 재배지역이 전무한 상태에서 아파트 등 직거래에도 호조건인 셈.
재배농가들은 실제 첫 출하를 통해 작황이나 판로, 수입 등이 점쳐지는 내년도가 북면 특화작물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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