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詩)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천상병의 ‘귀천(歸天)’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최순제(70) 삼일원 총무가 지난 7월29일(일) 오후 3시경에 소천했다. 지주막하 출혈과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더니 10여일을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지내다 귀천한 것이다.
최 총무의 이 세상 소풍은 단순했다. 40년을 넘게 육아 사회시설에 몸담은, 외길 인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덕 천안공원에 묻히기 전 최 총무를 실은 영구차는 쌍용동 삼일원 내를 한바퀴 돌고 갔다. 아이들과 직원들의 슬픔도 선물로 받아갔다.
아들 최명관씨는 최 총무가 어려운아이들을 위해서, 또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사셨으니 하늘로, 좋은 하늘로 가셨을 거라고 한다. 어쩌면 친구같은, 동일한 삶을 살아온 김자룡(71) 익선원 전원장도 소천 소식을 접하곤 ‘지역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애 많이 쓰신 분’으로 기억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삼일원(원장 김옥자)은 이제 고령이나 능력 있었던 40년 죽마고우, 최 총무를 보낸 슬픔에서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다. 예전같진 않지만 곧 총무를 두고, 또다시 안정된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 최 총무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