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라후프 등의 폐품을 이용,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작품화한 기병선씨.
기병선 폐품전시회, 오늘부터 천안역 지하상가에서 열려
폐품 아티스트, 기병선(43·2000년 5월27일 본보 기재)씨가 처음으로 천안시민을 위해 전시회를 갖게 돼 관심이 주목된다.
오늘(28일)부터 8월12일까지 16일간 천안역 지하상가에 선보이게 될 작품은 폐품순도 99%를 자랑하는 작품들이다.
폐품으로 만들었다고 얕보면 안된다. 작품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시시하겠지’ 하고 찾아온 방문객들은 곧 휘둥그래진 눈으로 작품에 시선을 떼지 못한다. 아파트 등지에서 모아오는 시계, 진공청소기, 장난감총, 라이터, 당구?대, 가위 등 폐품들이 그의 손을 거쳐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작품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은 대형 범선을 비롯해 각종 오토바이와 자동차, 철갑무사, 돈키호테, 황소괴물, UFO, 거북선, 궁궐, 비행기 등 80여점. 제일 아끼는 작품으로는 돈키호테를 꼽는다. 최근들어 완성된 아끼는 작품도 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모방 반, 재조명 반한 작품이다.
그의 작품과정을 살펴보면 마땅한 노하우가 없다. 이것저것 붙이고 자르고 툭탁툭탁 하다보면 작품이 완성된다. “시작과 끝에 대한 준비는 전혀 없습니다. 만약 잠수함을 만들려 한다면 어떤 크기와 모양으로 완성될 지 저도 모릅니다.”
지난번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지난 3월15일 방영)’에서도 PD의 주문으로 3시간 동안 오토바이크 한 대를 만들었다. 하루가 걸려도 눈으로 보고 믿겠다던 PD도 멋진 오토바이크를 눈앞에 두고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폐품은 실제 폐품이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거죠. 제 작품들을 통해 일부라도 환경문제에 대해 재인식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지난 6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울산 현대백화점에서는 기씨의 작품을 일주일간 전시하며 그곳 주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아쉬웠죠. 제 좋은 취지의 작품들이 천안사람들에게 먼저 보여지길 바랐는데…. 이번 지하상가 전시회는 상가 활성화와 시민들의 환경 이미지 제고의 좋은 취지에 따라 무료 전시회로 치를 예정입니다.”
기병선씨의 작품이 시민들의 환경의식 제고에 십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가족 단위의 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다녀가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