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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판 이야기

등록일 2001년03월1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5백상자 한정판매. 1백원짜리 고구마, 20원에 팝니다.” 대한적십자사 천안시 봉사회원들이 최근 ‘짭짭한 장사’로 재미를 봤다. “준비단계에선 힘들었지만 날개돋힌 듯 팔리는 재미가 좋던대요.” 봉사회원들은 얼마전 사나흘간의 고구마 장사때를 상기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무료로 가져가라던 아산시 신창면의 한 농군의 마음 아픈 사연을 기억하곤 농촌의 어두운 현실에 잠시 묵념(?). 지난 2월20일경 한 농군차림의 50대 남자가 성정동 대한적십자사 천안시봉사관에 모습을 드러내곤, 겨울동안 창고에 저장해 놓은 고구마를 모두 가져가라고 했다. 그는 시세가 안맞아 파는 금액보다 품값이 더 들어 이곳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봉사회원들은 3월2일부터 15명이 사흘간 신창면 농군의 창고로 가 썩은 고구마 골라내기, 상자에 담기, 트럭으로 5백상자분 실어나르기, 소비자에게 팔기 과정을 거쳐 2백여만원을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싸게 받았어요. 10㎏들이 한 상자에 5천원씩 받았거든요. 시중가로 따지면 5배는 될 텐데.” 고구마를 사간 사람들이나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고구마를 다 판 지 며칠이 지났어도 계속 이어졌다. “저번에 사갈 때 넉넉히 사갈 걸” 하며 아쉬워하는 이의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렸다. 무료 급식소도 운영해 오는 적십자사 천안시 봉사회원들은 이 고구마를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맛보일 참이라고. “우리 회원들의 고생과 그 농군의 고마운 뜻이 담겨서 그런지 고구마 맛이 꿀맛이에요.”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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