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등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사업장이 많아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본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민주노총 충남지부 조사결과-87개 사업장 중 17개 위반
사업주 최저임금 위반은 물론 성희롱까지
장애인 고용, 최저임금 이하 지급 충격
최저수준의 임금을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노동환경이 열악한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조사된 사업장 46곳 중 12개 사업장이 시급의 최저임금 2천5백10원에 못 미치는데다 31개 사업장이 근로계약서마저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심각한 노동현실을 드러냈다.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는 ‘최저임금 실천단’을 구성해 지난 5월31일부터 6월15일까지 전체 87개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저소득층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 제도는 실종됐다는 결론을 내놓으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민주노총 충남본부에 따르면 87개(대학 및 관공서 청소, 용역, 시설관리, 경비)의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월 1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중 17개 사업장이 최저임금 미달 사업장으로 적발됐다.
적발된 17곳 중 12곳은 대학교 주변 상가 및 주요 서비스 매장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이며, 나머지 5개 사업장은 제조업이 3곳, 대학 청소·시설관리 업체가 2곳에 이른다.
특히 K제조업체는 기본급이 월 46만6375원에 잔업 수당 및 각종 법정 수당을 합해도 월 임금 총액이 55만원에 불과할 정도였다. 또한 노동부에 인가도 받지 않고 장애인을 고용해 장애인 노동자에게는 비장애 노동자보다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었다.
또한, 대학 내 청소·시설관리 용역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경우 1년마다 업체가 바뀌어 8년을 일해도 퇴직금도 없이 월 임금 총액이 6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해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사용주는 이를 악용해 최저임금 인상분만큼만 임금을 인상해 온 사업장이 부지기수다.
오은희 민주노총 충남본부 조직2부장은 “최저임금법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근본적 취지는 상실한 채 ‘선성장, 후분배’,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구호 아래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분노를 잠재우는 허울 좋은 테두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법 예외규정으로도, 감시대상으로도 벗어난 아파트 경비의 경우도 주야 맞교대를 해도 상여금 및 제수당도 없이 월 급여가 55만원에 불과한데다 감시·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심각성을 드러났다.
나이 어리니 돈도 덜 받아라
더 심각한 곳은 대학교 주변 상가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46개 사업장 중 12곳이 최저임금법상 시급 2천5백10원에 미달됐다. 34곳은 그나마 취업 시 근로계약서를 쓰지도 않았고 27곳은 시간외 수당 및 야간 수당 할증 가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진 터에 자신의 용돈이나 벌어보려는 학생들의 주머니를 사업주는 더욱 얄팍하게 만들어 놓고있다.
민주노총이 조사한 사업장의 경우 오락실 1천8백원, 아이스크림가게 2천2백원, 비디오방 2천3백원, 스티커사진촬영소 2천원, 커피숍 2천3백원 등으로 열악한 수준이었다.
현실이 이런데도 최저임금에 대한 홍보는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법을 아는 노동자는 87곳의 사업장 중 13명뿐이었다. 홍보나 감시감독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한달 최저임금 56만7260원. 그러나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많고 노동자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6일(수) 오전11시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는 최저임금 실태조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으로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인 월 76만6140원으로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하루 빨리 최저임금이 그 근본적 취지를 살려 중소·영세·파견, 용역·비정규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법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단속과 점검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하며 위반한 사업주는 고발하겠다며 적극적인 활동의사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