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총각, 다 큰 녀석 12명 키우기

등록일 2004년06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강경민 | 29·쌍용동 태권도 4단, 유도 3단, 합기도 2단, 종합무술인 강경민(29·쌍용동)씨. 그는 1급 경호원을 지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12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쌍용동에 17평 임대아파트에 공부방을 개설해 영어, 수학을 보충해 주는 재미로 산다고. 벌이가 괜찮은 경호 일을 버리고 공부방을 맡게 된 것은 그렇게 하고 살라는 신의 음성 때문이라나.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태권도를 가르치면서도 아이들을 교육할 때 가장 큰 힘을 받았죠. 사실 돈벌이 좋은 직장을 물리치고 공부방하기가 쉽지는 않았는데 늘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느 날 우연히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방을 열게 됐습니다.” 공부방이라야, 최근 후원을 해준 이해순(42)씨 집의 17평 아파트가 고작이다. 이해순씨도 “임대아파트에 살만큼 형편이 안 좋지만 무료로 저소득 아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데 돕고 싶어 선뜻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켠을 내주게 됐다”고 한다. 4명밖에 안 되던 학생들도 어떻게 알고 왔는지 벌써 12명이 넘는다고. 주로 중학생을 맡으려고 했지만 집에 EBS가 잘 안 나오는 고등학생 3명도 이곳에 와서 청취하고 보충수업을 받고 간다. 저녁만 되면 17평 아파트에 신발 놓을 곳이 없어 아예 비닐봉투에 신발을 넣고 차곡차곡 쌓아놓기도 한다. 이러기를 벌써 4개월. 경민씨는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다며 웃는다. 경민씨는 오후 4시 이후가 되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낮에는 가까운 체육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토·일요일에는 경호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그래봐야 입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지만, 요즘에 쌍용동 일대에는 경민씨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오히려 힘이 덜 든단다. 쌍용동 아파트 부녀회 몇 곳에서 책상과 아이들 교재, 간식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 고마운 손길에 경민씨는 감사할 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좋아하는 애들 데리고 공부하는 게 무슨 고생이냐”며 “단순히 영어, 수학만 배우는 게 아니라 한부모 가정이 많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장이 돼 돌보고 싶다”며 “지금은 어떤 도움보다 지금같이 예쁘게 성장하는 것을 잘 지켜주는 게 나와 또 이웃들의 할 일인 것 같다. 잘 키워서 보란 듯 내 자식들을 사회에 내 놓겠다”고 경민씨는 큰 소리치며 오늘도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