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형식만 바꿨지 내용은 그대로다
아산시 탕정면에 들어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기업도시에서 산업단지로 변경, 개발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 일대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충청남도,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도시개발에 따른 개발이익을 둘러싸고 특혜시비가 일자 도시개발용지를 제외하는 대신 산업용지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지방공단신청 변경안을 마련, 지난 18일(화) 충남도에 공식 제출했다. 이에 충남도는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98만평으로 신청된 기업도시 조성면적을 65만평 정도로 축소하는 방안을 삼성, 건교부 등과 협의를 거쳐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탕정지역은 기업도시가 아니라 산업단지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98만평을 기업도시로 하고자 했으나 산업단지로 전환하면서 65만평으로 축소키로 하는 안을 내놨다. 기업도시 42만평에서 23만평이 늘어난 규모로 조성된다고 밝혔다. 대신 특혜시비가 일었던 일반분양 대상 주거용지 30만평과 상업용지 4만평은 줄어들게 됐다는 것.
이를 두고 각계의 반응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충남도는 일단 사안을 검토중 이라고 한 뒤 산업시설 등 생산 공간을 제외한 지원시설은 아산만권 배후 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외에 건설하는 방안도 삼성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산업단지는 하자가 없지만 산업단지 안에 주택단지를 만들어 상당 부분을 일반분양 하겠다는 것
건교부는 또 전남?북과 경남?북, 강원도 등이 기업도시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행정수도가 예정된 충청권에 기업도시 명목의 도시를 먼저 추진할 경우 지역간의 또 다른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건교부는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로 제출한 지방공단신청 변경 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으로, 가급적 수용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탕정면 주민들은 눈가리고 아웅식 발상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건교부의 삼성도시건설 불허의 배경이 혹시 삼성도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기 위해 더욱 고도화된 음모의 계획을 들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탕정지역삼성개발반대위원회는 일반국민이 눈치 채지 못하게 포장을 하면서 개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삼성이 부지분양하는 개발방식을 선택한다면 내용 변화 없이 개발이 된다고 보기 때문.
주민들은 65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는 산업입지법에 의한 개발을 인정하며 필요하면 주공이 개발해 특별 분양형식으로 삼성에게 필요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해괴한 발상을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산업단지로 지정돼도 국고로 지원될 5500억원에는 변함이 없는 것.
또 지구지정을 요청한 98만7000평에 해당하는 나머지는 건교부에게 특별분양을 요청하면 되고 오히려 최초로 거론된 유비쿼터스 도시에 해당하는 320만평을 위해서 98만7000평을 지구지정 요청하듯이 3, 4차까지 삼성이 지구지정을 요청해야 하지만 오히려 나머지 전지역을 한꺼번에 삼성에게 넘겨주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 뿐이라는 것.
탕정면 김모씨(42)는 “헐값에 주민으로부터 땅을 수탈해 적당히 마진 붙여 삼성에 넘겨주면 아산신도시를 힘들이지 않고 분양 가능하게 된다. 기존에 아산신도시개발계획 발표 이후 사업에 자신 없어 10여년을 그저 규제만 하면서 방치해온 건교부의 부담, 충남도의 부담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 뿐”이라며 “건교부와 충남도와 삼성 삼자간에 꿈같은 해결 방안이냐”며 비아냥 거렸다.
그러나 이런 주민들의 반응에 아직 건교부와 삼성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건교부는 산업단지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 및 문화, 교육문제 해결방안의 하나로 총 900만평 규모의 아산신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 입주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하고 산업단지 종사원용 택지나 주택을 특별 공급해 필요한 물량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전자 관계자는 “도시용지 개발이 무산되고 전체면적이 축소되면 기업도시라는 당초의 취지가 크게 퇴색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도시시설 등은 인근 지역에서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불완전한 형태의 기업도시로는 부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한 도시를 발전시키는데 저해요인이 되기 위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 모든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주민들이 불편부당하게 자신의 고향에서 내쫓기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개발의 수정요인이 생기면 수정계획을 작성할시 기존에 약속되어 있는 4자 협의체를 통해 주민과 협의를 통해서 하라고 촉구했다. 또 개발계획에 주민대책에 대한 사항을 지방자치단체와 개발주체의 각각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향후 탕정에서 추진될 어떤 개발이라도 정부, 기업, 지자체 및 주민 사이에 개발이익에 대한 정당한 분배정책을 수립하라는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