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탕정산업단지로 지정받은 삼성개발도.
아산 YMCA 성명서 발표
‘삼성기업도시’를 전면 재검토 하라며 아산YMCA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산YMCA는 지난 4일(화) 성명서에서 “최근 건교부가 현재 계획대로의 삼성 기업도시 사업 강행에 대해서는 국고보조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특정기업의 개발이익 사업에 5502억원의 국고보조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해당 지역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 및 생계대책 마련없이 사업을 승인한 아산시와 충남도의 행정을 비판했다. YMCA는 ‘삼성공단반대투쟁위원회’에서 요구하는 해당지역주민에 대한 환지 방식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일대 98만여평에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1만1000여가구의 주거단지와 초 중 고교 9곳, 주차장 3곳, 공원 5곳, 녹지 12곳, 공공용지 7곳을 포함한 공공시설, 상업지역 등으로 이뤄진 국내 첫 ‘기업도시’를 2009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아산YMCA는 삼성이 총 사업비 1조4675억원 중 오폐수처리 등 공공시설 건설비용 5502억원은 국고에서 지원받아 결국 삼성의 부담은 917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이중 토지, 지상물, 영업권보상비, 이주대책비 등을 모두 더한 보상액이 2960억원(평당 20~3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며 터무니 없는 금액임을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인근지역 아파트 분양가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이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발이익은 수 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삼성전자의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주거용지(30.9%)와 상업용지(4.1%)에 비해 산업시설 용지는 전체의 21.2%에 불과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로 사실상 신도시 개발계획에 가까워 산업단지 지정을 위한 법률인 산업입지법을 적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안건혁 서울대 공대 교수는 “산업입지법에 의해 개발하면서 배후 주거지를 개발하게 하는 것은 안산이나 창원의 대규모 공단이 기존도시에서 떨어져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탕정의 경우 이미 바로 옆에서 1단계 아산신도시 개발계획이 진행중이고 기존 온양이나 모산 주거지도 있어 이런 대규모 배후지를 개발은 의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더구나 최근 건교부도 충남도가 추가 검토 필요성을 인정하고 삼성 기업도시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회수해 갔다고 밝힌 점을 들었다.
건교부는 최근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때 개발이익이 막대할 것을 들어 신중한 계획추진을 주문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탕정 기업도시 개발계획 변경이 불가피하고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재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업 착수가 지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평가를 재협의 하기 위해선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많게는 1년 이상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달 20일(화) 주민공람공고를 아산시에 내려 보냈으나 아산시는 건교부와 협의를 거쳐 개발계획이 수립된 뒤 주민공고를 하는 것이 순리라며 공람공고를 거부하고 있다.
해당지역주민 시민단체 입장 환영
이같은 아산YMCA의 행보에 탕정주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삼성기업도시를 반대하는 근거가 같은 데다, 이유도 근접하기 때문.
주민들은 삼성, 충남도, 아산시,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4자협의회 구성을 제안해 놓고 있다.
김환일 삼성공단반대투쟁위전략부장은 “삼성과 충남도가 산업단지 지정과 관련해 협의를 해왔음에도 지난 2월 승인요청서를 아산시에 접수할 때까지 주민들은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절차상 주민 공고 공람을 거쳐야 함에도 삼성측 원안대로 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충남도가 졸속 처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삼성기업도시 추진 지역주민들의 대부분이 평생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농민들로 당장 이주대책 및 생계대책 마련 없이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아산신도시 개발로 주변 땅값은 치솟고 있으나 생계유지도 못할 정도의 토지보상은 생각할 수 없다며 아산YMCA의 성명에 환영하고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민이익과 아산시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