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속에서도 생존권과 주민의사 존중이 관철될 때까지 시위하겠다고 나선 선장면 쓰레기 매립장 반대추진위의 주민들이 걱정스런 모습으로 비닐하우스 안에 앉아 있다.
선장주민-입지선정위 다시 선출해야
“아산시를 믿고 따르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남은 것은 배반과 모멸감뿐이다.”
바람이 세게 부는 선장면 군덕리 산봉산 자락에 비닐하우스가 갑자기 들어섰다.
버섯, 딸기 등을 재배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주민들은 이 비닐하우스를 일컬어 ‘생존권 사수, 주민의 자존심’이라고 부른다.
계속 되는 아산시의 약속 배반으로 선장면 주민들은 생존권 이전에 주민의 자부심마저 잃은 상태라고 주민위는 밝혔다.
선장면 군덕리는 시단위 생활폐기물 위생매립시설이 들어설 예정지로 알려진 곳이다.
아산시는 시단위 매립시설이 주민 반대로 계속 무산되자 입지선정위를 선출, 5개의 후보지 중 선장면 군덕리가 최종 낙점됐다.
선장면 주민들은 입지선정위의 최종 낙점시 주민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중 해당 주민들이 빠져 있었고, 설명회와 토론회 등 적극적인 대화창구 없는 일방적인 시의 행태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집단시위와 이길영 시장 등의 면담신청으로 매립장 시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입지를 선정할 당시 주민의견이 개진 안된 것을 비롯, 최근 주민들의 의사가 또 한번 시에 묵살되고 있다며, 선장면 주민들이 매립장이 건설될 곳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월6일 아산시장은 주민 반대가 심해 당분간 건설을 늦출 것이라고 공문을 보냈으나, 같은 달 13일과 14일 시 매립장과 관련한 공사 계약을 체결해 조기 공사를 하려는 의도를 보였다는 것.
김흥래 쓰레기 매립장 반대추진위원장은 “시가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일주일도 안돼 또 이같은 행태를 자행한 것은 밀실행정이며,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선정된 업체중에는 건설업자 시행 연한이 지나 건설회사 자격이 없는 업체가 공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지금 공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 뒤 말을 아끼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 반대 추진위는 지역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업체에 입지가 타당한지 용역을 맡기고,입지지역으로 꼽히는 곳의 주민들을 참여시켜 다시 선정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모든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굳히고 있다.
그러나 시는 기존 입지선정위원회의 입장을 받아들여 선장면 군덕리에 매립장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이 지역의 총성없는 싸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래 위원장은 “그렇더라도 주민들도 지치지 않고 버틸 것이며, 하루에도 서너 번씩 산을 돌며 공사가 시행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이외에도 행정소송이나 심판 등을 제기, 법의 심판으로 주민의사를 강력히 촉구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