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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처음 깎는 장승, 표정은 제각각

등록일 2004년05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장승을 깎고 있는 김순건씨와 딸. 장승깎기 체험현장 이충무공 탄생을 기념하는 43회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가 열린 현충사 주차장은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행사장에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이번 프로그램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축제 참가자가 직접 해 볼 수 있는 체험현장이었다. 특히 무대 뒤편에 마련된 여러 가지 전통거리 체험은 발디딜 틈조차 찾기 어려워, 일부 관람객들은 딴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 중 가장 인기를 끈 곳은 장승깎기 체험현장. 1m 정도 되는 나무에 장승을 세기느라 정신없이 분주한 모습이다. 이 행사를 마련한 외암리 마을 주민들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올 줄 몰랐다”며 “장승 깎을 나무토막을 가지러 주민들이 외암리에 몇 번씩 갔다왔다”며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장승은 액운을 몰아주고 마을을 수호하는 의미지만, 장승깎는 이들에게는 좀 더 다른 의미로 다가갔다. “집에다가 장식해 놓으려고 한다”며 “여러 가지 체험을 많이 했지만,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이 있어 즐겁다”며 장승깎기에 몰두하는 이창해씨(33·공주시 서면). “도장 파는 일을 하는데, 가족들이 솜씨 좀 한번 뽐내보라고 해서 평일에도 하기 싫은 파는 일을 또 한다”는 김순건(45 천안시 쌍용동)씨는 껄껄 웃어 보이며 장승을 깎았다. 외암리 주민들이 장승에 똑같은 그림을 그려줬지만, 깎는 사람에 따라 장승은 달리 표현돼서 작품으로 탄생됐다. 어떤 사람은 부드러운 미소의 장승을 또 다른 사람은 근엄한 표정의 장승 등 깎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으로 재탄생되고 있었다. 이햇살(9)양은 “여기 와서 거북선 모형도 만들고 옛날 군사복도 입어보고 했다. 그중에서도 아빠가 장승깎고 있는 게 제일 재미있었다”며 “어리다고 조각칼을 못 만지게 해서 조각은 못했지만 다음에 더 커서 꼭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갔다.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외암리 주민들은 환호성을 내질렀지만, 많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장승을 깎고 난 나무잔해로 행사가 끝난 뒤에도 뒷정리를 하느라 오랫동안 수고해야만 했다. “내년에도 또 한다구요. 해야죠 뭐. 아산시가 발전하는 일인데”하며 참가자들이 버리고 간 나무잔해들을 열심히 주워담고 있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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