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열 | 39·광혜병원노조지부장
“저 문을 열고 같이 일했던 많은 노동자들이 들어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열(39) 광혜병원 노조지부장은 광혜병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작년 6월, 광혜병원 노동자들은 사업주의 도피로 임금체불은 물론, 하루아침에 일자리마저 잃게 됐다.
노동조합원 1백여명과 비조합원들은 아무런 생계대책도 받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내몰려야 했다. 그동안 노동사무소 앞에서 노숙시위를 벌이며 광혜병원 앞 콘테이너 박스 안에 노조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정상화와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해 조합원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동안 조합원 수는 22명으로 줄어들었고 어느덧 지난 3월 광혜병원은 새로운 주인을 맞게 돼 오는 5월 ‘아산한국병원’으로 다시 문을 연다.
체불임금도 전액은 아니지만, 75% 수준에서 해결의 기미를 보고 있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거리가 생겼다. “해고된 노동자들 때문입니다. 적게는 4년에서 7년을 같이 일하며 지내온 사람들인데 고용승계를 받지 못한 사람이 10명이나 됩니다” 이인열 광혜병원 노조위원장은 눈물부터 글썽거렸다.
현재 아산한국병원은 80명의 인원으로 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병원의 정상화를 위해 사력을 다한 조합원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역부족, 하지만 조합원들은 병원측이 고용승계를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어떻게 견뎠나 모르겠어요. 이제 병원 정상화를 앞두고 있지만 고용승계뿐 아니라 아산의 의료서비스가 개선되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이인열 지부장은 “사람없이 기업의 발전을 이룰 수 없듯이, 손발이 맞아온 동료없이 병원의 재도약은 약간의 걸림돌이 있기 마련입니다”며 “병원의 정상화가 더 빨리 이뤄지기 위해 새로운 사업주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라고 소망을 열었다.
일할 수 있는 5월이 기다려진다는 이들, 그러나 동료없이 복직하면서 자신의 배만 불릴 수 없다는 이들에게 노력에 따른 결실이 있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