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전경
무른 치아로 호랑이잡기 감사
지난 21일(목)부터 오는 7월5일까지 진행되는 제69회 아산시의회 정례회 일정 중 지난 1년간 행정을 감찰하며, 행정에 대해 질타한 행정사무감사를 지상중계 한다. <편집자 주>
행정사무감사 현장 표정
내년 기초의회 선거를 의식한 듯 출신 읍·면·동 챙기기식 발언과 물타기식 질의로 핵심을 피해가는 사례가 빈번했다.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행정사무감사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
또 총무분과위원회와 사회건설분과위원회의 활약이 극적인 대조를 보였다.
총무분과 위원회(위원장 남재우)는 총무과, 종합민원실, 문화관광과 등에 강도 높은 질의와 집요한 추궁으로 행정견제력을 과시하는 한편, 사회건설분과(위원장 원유성)는 질의보다 공무원 질타성 발언에만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의원들이 행정이나 업무분장, 행정에 대한 조례를 잘 알지 못해 생기는 해프닝은 올해도 여전했다.
또한 공무원들도 시의원들이 행정에 전문적인 점을 잘 모른다는 것을 악용이라도 하듯,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는 한편 미루기식 답변으로 지루한 감사 연출에 한몫했다.
의원들이 요구한 감사자료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만 제출, 세부내용은 공개가 안돼 의원들의 서면제출요구가 빗발쳤고, 서면으로 제출한 자료가 사무감사자료보다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그런 형국 속에서도 읍·면·동의 불균형적 지원상태, 가뭄 피해 및 복구, 민원고발 등 민생현장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있었다.
위생업소 위반 겨우 요것
아산시 소재 휴게·일반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 올해 6백41곳을 점검한 결과 무허가 영업 및 퇴폐 변태 영업, 청소년 주류제공 등 위반업소가 1백건에 달했다.
그러나 청소년 고용, 청소년 출입 단속 건수가 1건밖에 되지 않자, 남명우(탕정면) 의원은 다방, 단란주점 등에 청소년 출입이 잦은데도 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도시군 합동 교체단속 연 4회, 도내 일제 단속 월 1회, 자체단속 주 1회로 지속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변.
이에 대해 남명우 의원은 지난 2000년에는 청소년 고용으로 28건이 적발된데 비해 2001년 상반기 동안 1건도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질책.
포장마차 단속 5개과 그래도 ‘구멍’
포장마차는 인도나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음식을 팔기 때문에 건설과, 사회복지과, 건축과 등 5개과가 단속 책임을 맡고 있으나 허술하게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관 부서에서 각자 관리되고 있어 포장마차별 현황도 제각각. 박문호(영인면) 의원은 이같은 실태에 대해 포장마차의 합동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이에 관계한 과가 생기지 않으면 사실상 단속이 어렵다고 토로.
경로당 - 읍·면·동 차등 지원
현재 아산시에서 지원되는 경로당은 3백66개로 1만3천7백59명의 노인이 이곳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로당의 신축은 일괄적으로 지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어서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남(온양온천2동) 의원이 요구한 자료에 따르면 염치읍 석정1리의 경우 경로당 신축비용은 6천만원인데 비해 온천동 경로당 신축비용은 3천5백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규모 99㎡인 경우 용화동은 6천만원, 선장면의 경우 3천2백만원으로 두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일이 왜 생겼는지 질의하자, 담당 공무원은 건설자재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
김 의원은 규격이나 건설면적이 같은데도 건설자재를 달리한 까닭과 지원이 일정치 않은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중복되는 보조금 많아
소외계층에 지원되는 보조금 중 일부가 중복지원이 많아 이에 대한 업무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배달 사업의 경우 결식아동을 위한 것으로 2000년에 국도시비 5천5백35만원이 지원됐으나 똑같은 내용으로 충남공동모금회에서도 1천1백여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같은 내용으로 한 봉사단체가 급식을 준비하는 재료비를 요청했다가 결렬된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한편 충남공동모금회에서 행사기금 및 교통사고 예방캠페인 등에 모금액이 지원, 각종 소외계층을 위해 써달라는 기금이 오용된다며, 아산시에서 이에 대한 홍보를 펼쳐 모금이 잘못 사용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생활폐기물 이젠 갈 곳 없다
쓰레기 매립시설이 들어서려는 곳마다 민원이 생겨 아산시의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져 집안에 쌓아놓게 생겼다.
김현병(음봉면) 의원 외 3명의 의원이 요구한 자료에 따르면 영인면 구성리에 오는 12월까지 8만8천㎥를 매립할 예정이나 현재 협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장면 군덕리의 경우 쓰레기 입지선정위원회로부터 지정받았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현재 행정소송과 심판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재판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2월까지는 토지주 협상 및 시설 계획이 백지로 돌아가 있다.
또 신동 매립장의 경우 2001년 12월까지 사용기간이 한정돼 있고 비위생매립장의 경우도 올해 말 폐쇄하도록 돼 있어 쓰레기 매립장 시설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무단투기 주민신고 줄어
쓰레기 무단투기 주민신고가 갈수록 줄고 있다.
정왕희(인주면) 의원이 요구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상반기 주민신고가 30건인데 비해 올해는 9건으로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적발 건수도 작년 총 3백21건중 상반기 1백21건이었지만 2001년 상반기 건수는 89건으로 30건 이상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태료는 작년보다 높아 작년 한해동안 총 2천50만원중 중·상반기에 1천만원이 부과된데 비해 올 상반기 동안 부과된 금액은 1천5백72만원으로 50% 이상 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스호스텔 흉물 벗나
청소년의 불·탈법 온상이 돼 버린 유스호스텔을 근로자종합복지관 설립을 목적으로 지난 99년 온천동 266-35번지외 3필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흉물화 된 건물이 근로자종합복지관으로 탈바꿈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듯.
임종순(염치읍) 의원이 시에 요구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건물에 대한 실시설계를 완료했으나 건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 노후정도가 심해 오랜 공사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이 노출되거나 골조 자체가 부식되는 등 심각한 상태다. 이에 따른 공사비도 74억2천2백만원으로 당초 예상 금액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설피해 입어도 복구안돼
올 겨울 폭설로 인해 하우스 작목, 인삼재배, 버섯재배 등 시설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으나 시설 복구를 하기 위한 지원대상 및 절차 등이 까다로워 지원농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축사 4백66호(세대수), 가축 44호가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됐으나 축사 2백9호, 가축 44호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예산 지원도 2백10억원에서 1백14억원으로 축소됐다.
또 지원이 허가된 농가 중 이미 복구가 끝난 축사는 21호로 8억9천7백만원, 가축7호 1억2천8백만원으로 지원액의 10%도 사용하지 못해 열악한 복구지원 실태를 반영했다.
더구나 이들 농가들은 융자를 50% 이상 떠안고 시설 복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당초 복구지원 신청농가보다 실제 복구농가는 계속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뭄에도 모내기 완성
가뭄에도 레미콘, 소방차를 이용 천수답에 의존해 모내기를 하는 농가들의 모심기가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성(신창면)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1만3천1백45ha의 모내기가 끝났으며, 아직 모심기가 끝나지 않은 곳은 0.3%인 45ha로 밝혀졌다.
이중 동지역 농가는 모심기를 모두 끝낸 반면 읍?면 지역이 끝나지 않은 곳이 많다. 특히 염치읍의 경우 6ha가 아직 모내기를 끝내지 못했다.
영인면의 경우 아산, 월선, 성내2리 등 5ha가 물이 부족하거나 인력 부족으로 인해 모내기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오랜 가뭄에도 벼수확량은 작년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아산시는 내다보고 있다.
하나마나한 토석 채취 허가
아산시는 지난 99년 이후부터 토석채취 신규 허가를 불허하고 있다. 또 허가를 내더라도 3년 이내 사업을 마칠 것을 독려하고 있으나 사업장이 이를 지키지 않는 실정이다.
또 공장허가를 내고 토석채취를 해도 행정으로 구속할 수 있는 법이 없어 사업주 행정불이익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치읍 석정리의 경우 공장허가를 내고 토석 채취를 해 주민의 민원이 잇따랐으나 행정단속을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공장을 상대로 주민 스스로 고소?고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김상남 의원은 현재 산림법으로 토석채취 허가를 10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나, 아산시조례는 3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3년동안 사업이 끝나기도 어려워 이는 사실상 민원을 야기시키는 원인이라며 이같은 무책임 행정을 질타했다.
또한 토석 채취 당시 발파로 인한 분진, 소음 등으로 주민피해가 잇따르나 이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고 채취가 끝난 후 복구할 때에도 복구금액 부족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가뭄에만 필요한 관정
가뭄시에는 도움되지만 허술한 관리로 오염의 근원이 되고 있는 관정에 대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아산시에 신고된 관정은 총 1천83개소. 90년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관정이 있는 곳은 지하수를 끌어다 가뭄 해결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또 가뭄이 오지 않으면 관정의 대부분은 무용지물.
이에 따른 시의원의 갈팡질팡 질의가 공무원들을 당혹케 했다.
가뭄이 언제 올지 모르니 관정을 더 파라는 것과, 관정으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되니 필요없는 관정은 없애라는 주장으로 한때 감사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시의회는 일단 대·중·소의 관정 중, 소형은 없애고 대형, 중형으로 시설을 하자는 의견. 또 현재 대형관정 중 점검되지 않아 지하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막으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