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씨 | 51·여·천안시 쌍용동
택시를 운전하는 조모씨(51·여)는 지난 7일(수) 황당한 사건을 접하게 됐다.
천안아산고속철역에 손님을 태우러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타이어에 주사기가 박혀 있었던 것.
정확히 어디서 박혔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한순간 고속철 택시영업권을 두고 두 자치단체 택시운송사업자들이 분쟁하는 것이 떠올랐다.
주사기에 찔리는 것만큼이나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조씨뿐 아니라 많은 운전자들이 주사기 바늘을 꽂고 다니는 일이 아산경찰서에 접수됐다. 타이어에 펑크가 나는 것은 둘째치고, 택시영업권을 운운하면서 신고자들은 경찰에 진정을 해댔다.
황선철 경장은 “한두 대도 아니고 갑자기 8대나 신고가 돼서 천안, 아산 택시영업자 쪽에 무게를 두고 수사했죠.”
신고를 받은 시각이 새벽이라, 일찍부터 경찰은 기민하게 움직였고 고속철 주변의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고속철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은 갑작스런 불심검문에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응대했다.
그러나 사건의 전모는 엉뚱한 데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1회용 주사기 업체를 탐문수사 중 주사기 한 상자 30만개를 잃어버린 업체를 찾은 것. 경찰은 주사기를 제조하는 공주의 T업체가 새벽 3시30분경 주사기 22박스를 운송하다가 흘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이차를 운전했던 한모씨(56)는 “인천공항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나와 평택을 경유 천안아산전철역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공장에 도착해 보니 22박스 중 한 개 박스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됐고 이상하게 생각만 했을 뿐 도로 위에 떨어져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운전자 한씨.
경찰에게 천안아산고속철의 현실사안을 설명듣자, 운전자 한씨는 “전혀 그럴 일없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택시운전자 조씨는 “잘못된 오해로 가뜩이나 긴장이 고조된 천안, 아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뻔했지만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 된 것이 다행”이라며 “펑크가 갑자기 난게 아니어서 돈도 안 들고 걱정도 덜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때, 두 지차체 업체간에 이 사건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보여 이 일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