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오진 | 32·천안시민포럼 사무국장
학생이면서 시민단체 간사로 활동한 지 꼬박 1년, 전오진(32·천안시민포럼) 간사는 요즘 ‘첫 돌’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
“2002년 어느날 자료수집차 아산 YMCA를 방문했다가 지역의 각종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인 것에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시민단체에 열정이 생기더군요.” 호서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의 학구열이 YMCA를 방문하고서 참여봉사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졌다.
시간도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궁색하지 않았던 그가 마침 간사를 구하던 시민포럼과 인연이 닿았다. 오전은 학교공부, 오후는 시민포럼 간사로, 그리고 밤에는 또다시 공부하는 ‘부지런한’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막상 시민단체 활동을 해보니 무척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그 중 부족한 재정과 열악한 참여는 하나부터 열까지 주위환경에 의존하게 만들더군요.”
전 간사는 곧바로 열정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지역현안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도 떨어지고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가 힘겹다는 것도 알았다. 민감한 문제에선 학연·혈연도 걸림돌이 됐다.
“시민들의 관심에서 출발하는 시민단체지만 아직 현실은 미온적입니다. 일부가 등록하지만 그 관심은 곧 시들어지고 몇 푼 안 되는 회비조차 끊어지고 말죠.”
지역현안에 대한 얘기로 옮기자 생각할 틈도 없이 ‘개발과 그에 따른 환경문제’를 언급한다. “개발에 따른 수혜자가 지역민이지만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또한 지역민이 피해자로 남습니다. 우리의 질적 삶은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취하자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개발과 환경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생각하는 개발’을 원하는 겁니다.”
개발은 환경뿐만 아니라 향토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루아침에 지형이 바뀌고 아파트가 우뚝 솟는 곳에 향토문화가 제대로 보존되고 성장할 수 있을까. “지난번 문화원에서 발간한 각종 향토자료집을 조사·검토하며 많은 부분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특히 향토문화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1년간의 활동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이었죠.”
전 간사는 원래 1년만 생각했던 시민활동을 다시 1년을 연장했다. 그런 그에게 시민포럼은 ‘간사’에서 ‘사무국장’의 직책을 주며 더욱 열심히 일해보자고 격려했다.
시민포럼은 이번 17대 총선을 맞아 ‘후보자 정책토론회’를 준비중이다. 대부분의 언론이 경마식 보도에 치우치는 것을 아쉬워하며 인물론, 자질론을 비교·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를 준비중인 것.
그는 유권자와 후보들에게 당부한다. “선거기간만은 바람직한 후보선택을 위해 유권자는 후보자를 공부하고, 후보자는 정치적 소신과 자기 역량을 최대한 유권자에게 알릴 수 있는 노력을 다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