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영(74/우)·조신자(여·62/좌)
“잘됐든 잘못됐든 투표는 해야지. 양심적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어르신 유권자의 말을 듣고 싶다고 청하니 장춘영(74), 조신자(여·62) 아산노인종합복지관 노인회 부회장님들이 선뜻 나서주었다.
장춘영씨는 6·25 참전 용사이자, 이북에 형제 반을 두고 온 이산가족의 아픔을 지닌 어르신. 그러기에 정부의 정책이나 이산가족 정책에 대해 할말도 많다.
“왜 나같은 사람이 7차 상봉 때도 자격이 안 된다고 하는지. 나 죽거든 만나게 해줄껀가”하며 한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 친구들의 상봉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에서 북으로 간 사람 위주로 상봉하고 있어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들은 소외감이 심하다는 지적이다.
“가족 한번 만나보겠다고 투표해 보는데 올해는 어찌되려는지 모르겠다”며 “나라가 잘돼야 나같은 늙은이도 편하지, 6?25 참전할 때는 나라가 잘되라는 마음에서 한 거지. 오늘날처럼 어지럽게 되라고 싸움한 건 아니잖아”하며 열변을 토한다.
조신자(62)씨도 마찬가지. “투표권 생긴이래 한 번도 투표를 안 한적 없어요. 때로는 내가 뽑은 사람들이 엉뚱한 짓 해서 법정출두에다, 청문회에까지 나와서 쇼하는 걸 보자면 내가 투표 왜 했나 싶다”고.
조씨는 “어떻게 하겠어. 항아리에 더러운 물 고였을 때, 물을 다 버려도 속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다시 물로 헹궈 내듯이, 이 나라 정치도 계속 헹궈 내고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해야지요”라고 말한다.
장춘영씨는 “집안에서 가장이 나쁘다고 아버지를 바꿀 수 없듯이 나라가 싫다고 버릴 수는 없어서 투표한다”며 “국민이 내 식구다 생각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그는 국민이 내 식구인데 굳이 재산을 축적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국민을 사랑으로 대할 것 아니냐며 그런 정치가가 이번에는 꼭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신자씨도 “두 노인네가 너무 떠드는 거 아닌가”라며 “시골가면 먹고 살 것 없는 노인네들이 허다하다. 산업경제 일으키고 자식 훌륭하게 키운 노인네를 위해서도 힘써 줄 그런 인물이 뽑히고 나라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자녀들, 그자녀의 자녀까지도 국민의 권리를 위해 투표하게 만들겠다는 두 어르신은 자신들이 행사하는 한 표의 소중함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널리 알리고 싶다며 4·15 총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