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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말한다/모두가 동등하게 대접받는 사회

등록일 2004년03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 경 태(32·아산시 둔포면) 장애인의 복지와 생계를 먼저 챙기는 의회되길 “투표 안 하려고 했는데 억울해서라도 하려구요.” 투표할때마다 선관위가 투표소를 신경쓴다고 하지만 가보면 역시 높은 둔턱과 방해물들로 가득차 휠체어 장애인은 접근할 수 없어 되돌아오기 일쑤였다는 김경태(32·아산시 둔포면)씨. “투표함 설치한 것이 1층이면 뭐 합니까. 갖가지 턱 등으로 장애물을 뛰어 넘을 수도 없고 부득이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사람들이 구경 난 듯 쳐다 볼 때는 숨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24살에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 휠체어가 익숙치 않았던 시절, 바깥은 고사하고, 너무나 세상이 두려워 나갈 엄두도 못 냈다는 김경태씨.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요.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휠체어로 이곳 저곳 다니니까요. 그런데 장애인이 외출하려면 정상인의 10배가 넘는 힘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국회의원들도 알까요.” 두다리를 잃은 후 일도 할 수 없게 돼 그는 아산장애인복지관에서 컴퓨터와 재활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자신의 상황은 좀 나은 편이라고. “이렇게 복지관이라도 나와 운동도 하고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고 해서 좋지요. 그런데 중증 장애인들의 경우 외출은 고사하고 생활비는커녕 의료비도 없어 햇볕한줌 못 받고 병들어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애인이 되기 전에 사실 관심도 없었는데 일단 장애인이 되고 보니 사람대접 못 받는게 가장 서럽다”며 “특히 의료장비부족과 의료혜택, 생계비 등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가질 수 없을 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길이 없다”며 한숨을 토했다.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면 너무 비극적인 풍경에 정신이 멍해지지만 그 중에서 장애인의 복지와 처우를 생각하고, 국회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 나가보니 모든 것이 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것 뿐이었고 도움없이도 버스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저토록 자유롭게 도심을 활보하며 사회인으로서 당당하게 서는 모습을 보고 정말 비용만 된다면 이민 가고 싶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말로만 국민소득이 높아졌느니, 생활수준이 높아졌느니 하지말고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있는 문화복지와 소외된 계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장애인들은 소득 높아져서 잘 사는 게 정부에 대한 바램일지 모르지만, 우리 장애인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비장애인만큼의 보행권과 의료혜택이 주어지길 바란다”며 “이번 선거에는 그런 정책을 들고 나와 실천하는 의원을 뽑고 싶다”는 바람을 말하고 홀로 휠체어를 끌고 집으로 향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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