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 상담교육 강사를 맡은 안성희씨.
알코올 치료사들에게 “너희가 술을 아는가?” 하고 묻는다면 몇 명이나 대답할까. 특히 ‘알코올 중독’이라는 꼬리표까지 단 치료사는 전국을 뒤져봐도 손꼽기 힘들 것이다.
한때 소설가, 희곡과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안성희 한국기독교알코올문제연구소장은 “나처럼 술 먹다 방광까지 터진 중독자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큰소리 친다.
92년 어문각에서 82권에 문인수만도 2천6백여명이나 되는 한국문학전집을 만드는데 팀장으로도 생활했던 그는 매일 술마시는 것이 생활화. 그런 그를 주변에서는 ‘주(酒)사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술냄새로 회사는 그에게 독방(사무실)도 내줬고, 집필에 몰두할 때 금단현상으로 손이 떨릴 때면 밖에 나가 소주 한두잔을 마셔 진정시키기를 반복하는 생활. 그런 악순환 속에 어느날 술 먹다 방광이 터져 병원에 실려가며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됐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5년간 지속돼서야 단주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도 해보고 기도원도 여러번 가봤지만 그것만으로 고칠 수는 없습니다. 더더욱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는 고치려한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알코올 중독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의학과 심리학, 종교의 세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피력한다. “의학적인 방법과 스스로의 의지로 감정을 순화시키고 감정의 굴곡에 의한 스트레스를 아예 신앙에 맡겨버리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가정파탄으로 수많은 사람을 고통속에 몰아넣는 알코올 중독의 무서움을 아는 안 소장은 자신의 극복경험을 밑천으로 치료사로 직업을 전환했다. 그리고 전국의 기도원과 대학 등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알코올 문제와 관련,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도 집필했고, 알코올 중독 치료사로 ‘죽을 때까지’ 활동하겠다는 안 소장의 순수한 의도가 천안의 지역사회에도 점차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