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근 | 남·순천향대 중어중문학과 4년
화재로 자칫 대형 참사를 빚을 수도 있는 곳은 주거밀집지역이나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곳이다.
기숙사도 그런 곳 중에 하나. 공부와 잦은 외출 탓에 자칫 불을 소홀히 할 수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참사나 화재소식을 보면 머리끝이 쭈뼜선다.
그러나 지난 8~9일 양일간 순천향대에서 개최된 기숙사 소방교육으로 그런 염려를 붙들어 맸다.
채정근 학생은 지난 9일(화) 방열복을 처음 입어봤다.
기숙사에 갓 입주한 신입생 2천명과 함께 방과 후에 체육관에서 소방교육을 받아본 것.
“TV에서 대형참사 때만 등장하던 방열복을 입어보니 기분이 묘하다”며 “크고 좀 덥지만 이것을 입으니 불을 끌 수 있을 것 같다”며 시범에 들어갔다.
아산소방서의 김오식 방호구조과장이 시뮬레이션 소화장치, 동력절단기, 소화기, 화재진압용 방열복 세트 등 화재진압에 필요한 장비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또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사례로 들면서 기숙사의 화재 발생시 대피요령, 소화기 사용법을 설명하자 학생들은 수업때보다 더욱 귀를 쫑긋 세우며 들었다.
채정근 학생은 “남의 일이 아닌데다, 생명에 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하나라도 소홀히 들을 수 없었다”며 “특히 대구지하철 사례를 들으니 기숙사는 지하철이 아니지만, 그런 구조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화재는 평상시 안전과 예방교육이 최선이다. 특히 신입생은 이런 교육이 전무. 위험으로부터 노출돼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필요했다”며. 신입생 소방교육을 관장한 박문환 학생처장은 말했다.
김오식 아산소방서 방호구조과장은 “중·고등학교 때 어느 정도의 소방교육을 받았을 줄 알았는데 교육을 실시하고 보니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학생들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며 적극적으로 나서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채정근 학생은 “방열복을 처음 입었을 때는 우주인 같은 게 정말 어색하다고 느꼈는데 막상 이 옷이 뜨거운 불길에서 생명을 구하는 옷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다”며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교육 시간 외에는 방열복을 입은 모습을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며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