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말한다⑥ … 최 성 원 (51·산골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
탕정포도를 가공해 포도주와 포도즙 등을 생산하고 있는 산골농산영농조합법인 최성원 대표는 투표권이 생긴 이래 한번도 투표를 거르지 않았다.
투표를 할 때마다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이라는 염원도 투표함에 담겨졌다. 그러한 바람이 헛되지 않았는지, 13년간 농산물 가공을 해오며 그런 대로 큰 손해나지 않는 운영을 해왔다. 이제는 인터넷상에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주문 받을 정도가 됐다.
우리식의 취향과 전통적인 기법으로 농산물 추출가공을 해 오니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도 늘어간다.
그러나 한·칠레 FTA협정 체결로 걱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최 대표 자신도 포도 농사를 지으면서 손이 많이 가는 대신, 판로가 없어 농산물 가공을 해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농민들이 입을 타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순 우리나라 농산물만으로, 품질의 우수성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맞게 농산물을 가공해 왔는데 이 협정 탓으로 포도재배 농가가 줄 게 걱정이다.
이 일이 있은 후 최 대표는 농민이 살길은 농산물 가공밖에 없다는 확신이 더욱 섰다.
농산물을 생산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가공해서 고부가가치의 농산품으로 재생산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져야겠다는 것.
이런 생각도 잠시 뿐, 몇 가지 문제가 도출됐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농산물을 가공하는 물량이 한계가 있을 뿐더러, 이런 생각들을 지원할만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아 요즘 최 대표는 애가 탄다.
더구나 법인 세울 때 진 빚이 아직도 산더미 같은 터라, 이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을 더 바란다면 또다시 빚잔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판로 개척도 여의치 않아 이제 조금씩 적자가 생기는 지경이다. 현재의 정책이 대기업이 유리한 쪽으로 되어 있어 아무리 좋은 것을 판매해도 브랜드 이름에서 밀려 판로는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 대표는 “이런 영세한 농산물가공생산업체를 잘 키워가 농업경쟁력을 회생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번 투표함에는 인물보다 농민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희망에 투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