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공업대학교(학자 김성헌)가 공업계열 전문대에서 공업·영상·자연계열 종합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천안공업대학교 전경).
공주대와 통합추진…5월까지 교육부 통합승인 신청, 제3의 학교명 개명
지난 10일(화) 천안공업대학과 공주대학교와의 통폐합 논의를 위해 ‘제1차 통합추진위원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12월 양대학간 통합추진을 위해 공문서 상호 교환, 올 1월9일(금) 보직교수들 상견례, 1월19일(월) 통합추진위원회 구성 등 일련의 절차를 밟음에 따라 본격적인 통합 논의자리로 진행됐다.
이들 두 대학은 오는 5월까지 교육부에 통합 승인신청을 내고 9월 통합 결정을 거처 내년에는 제3의 학교명으로 첫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다.
공주대와의 통합이 대학발전의 해법이라고 믿는 대학측은 일부 구성원간 갈등에 다툼이 아닌 ‘이해의 자리’가 남아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대학측의 한 관계자는 “구성원이 다양하듯 한가지 현안에도 수많은 이견이 있다”며 “그같은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가장 발전된 형태의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통합, 어디까지 왔나
통합논의는 이미 98년부터 시작됐다. 당해 5월경 공대 교수협의회는 공주대를 방문해 통합논의 물꼬를 텄다. 이후 통합건에 대한 보고서와 제안서가 나오고, 지난해 11월19일 교수회의에서 공주대와의 통합당위성이 설명, 의견수렴의 자리로 모색됐다. 도의회는 12월 양대학 통합지지 결의문을 발표했고 공주대와 공주시장은 통합요청 공문을 천안공대측에 보냈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 한편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교수와 직원, 대학생, 동창회 등 일부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었다. 이들은 반대입장을 내고 ‘단독 4년제 승격’을 고집, 지역사회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생존’의 시대로 위기감이 팽배한 대학계에 이들의 반대 목소리는 잦아드는 상황, 예전 갈등기에 거리 몇곳에 걸어놓은 플래카드가 반대 목소리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교내는 오히려 ‘평온한 학교’ 이미지로 갈등요소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당초 공주대와의 통합을 반대한 구성원들은 의견수렴 등 절차상의 문제를 거론했지 논리 대응을 통한 통합불가를 외쳤던 것은 아니다.
‘공업·영상·자연’계열 종합대학으로 거듭나
대학측은 4년제 승격에 ‘해볼 만큼 해봤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승격 요청도 ‘불가’ 답변을 들었다. 교육부의 대학운영 방침도 귀가 아프게 들었다. 안되는 걸 떼써서 될 일도 아니고 시대흐름에 역행해 화를 자초해서도 안된다는 게 대학측 입장인 것.
국립대학 구조조정 방침은 이미 실행되고 있다. 유사·중복영역의 통폐합을 전제로 한 국립대간 연합체계 구축시 행·재정 지원도 약속받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지역은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교대, 상주대, 안동대가, 광주·전남지역은 전남대, 목포대, 순천대, 목포해양대, 여수대가 자발적으로 연합대학체제를 구축중이다.
공대측은 지난 12월 ‘천안공대 발전방안’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인력 및 입학정원 감축, 대학의 효율적 경영을 위한 예산절감 효과, 대학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지역혁신체제 구축에 따른 행정권역의 일치라는 통합 개편논리를 폈다. 그리고 이같은 논리에 부합하는 통합 대상으로 충남대학교보다 공주대학교를 선택했다. 당장의 이익보다 그 너머의 무한 성장잠재력을 내다본 것이다.
통합대학교 위상은 충남지역 지역혁신체제 구축, 천안-공주-예산의 지역적 특성화에 기여, 지역간 균형발전, 충남 수부도시 천안을 중심대학으로 성장하는 대학경쟁력 확보 등이다.
이를 위해 공주캠퍼스는 사범계열 중심의 백제문화를 계승하고 예산캠퍼스는 신농업 생산기술 중심의 생명과학군, 천안캠퍼스는 공업계열과 영상, 자연계열의 특성화를 이룩하자는 게 1단계 추진전략이다. 이후 2단계는 통합대학교 사범대학과 공주교육대학교간 통합, 3단계는 대전광역시와 충남도의 권역별 연합대학체제 구축이다.
통합시 성장 시너지 효과 커
통합시 천안공대 교명 뿐 아니라 공주대학교 교명도 사라진다. 양대학간 합의하에 통합시 ‘제3의 대학명’으로 변경한다는 게 제1조건이다.
통합시 공주대 공과대학은 천안공대로 이전, 통폐합한다. 또 자연과학대학, 영상기술대학은 추가로 천안캠퍼스로 이전(또는 신설)해 자연계열 종합캠퍼스로 육성된다. 2년제 전문대학이 명실공히 4년제 종합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김성헌 학장은 전문대학 경쟁력이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과감한 구조조정이 가능한 현재가 대학 30년사에 4년제 대학으로 개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밝혔다. 특히 최첨단 산업화 및 물류수송기지로 발돋움하는 지역경제 흐름과 인근 풍세면에 조성되고 있는 영상단지가 천안공대가 추구하는 대학특성화와 부합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천안공대는 현재 발전과 퇴보의 중대한 시점에 서있다. 일각에서는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주먹구구식 이해나 감정대립, 주관적 해석에 따른 판단 등으로 대학발전을 저해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천안공대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클수록 개인보다는 공공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천안공대의 진정한 발전이 어디에 있는지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