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출입통제하고 있는 탕정면 갈산리 현장.
방역대책 허점 노출, 통제초소 21곳으로 늘려 운영
조류의 ‘콜록’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금) 충남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이모씨 등 2곳의 종오리 농장 오리 1만5000여마리 중 일부가 산란율 저하 증세를 보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 조류독감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12월20일 천안시 북면 운용리 씨오리 농장인 화인코리아에서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조류독감이 발생한 이후 6번째 일이다.
방역당국은 조류독감 첫 발생 이후 발생농가 주변을 위험·경계구역으로 설정, 차단방역과 함께 위험구역 내 1백1농가에서 가금류 78만4000여마리와 746만개의 계란 등을 살처분 했으나 결국 확산을 막지 못했다.
특히 추가 발생한 아산시 탕정면 이모씨의 씨오리 농장은 도내 최초 발생 농장인 화인코리아에서 종오리를 분양 받아 키우는 곳으로 방역당국은 그동안 역학조사와 예방차원의 정밀 혈청검사를 두 차례나 한 곳이다.
더구나 일반적인 잠복기인 최고 21일을 크게 지난 47일만에 역학적으로 관계가 있는 농장에서 조류독감이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이모씨는 “계속해서 역학조사와 함께 방역을 해왔는데도 이 같은 일이 발생 당황스럽다”며 “농장을 잃는 억울한 심정을 어떻게 호소해야 하냐”며 가슴을 쳤다.
방역대책 효과 없나
탕정면 갈산리의 조류독감으로 당황한 것은 농장 뿐만아니라 방역당국도 크게 놀랐다.
연이은 방역대책과 살처분을 해왔기 때문에 충남도 방역당국으로서는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6일(금) 충남도에서 농·축협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방역대책회의’가 열렸지만 비상대책상황실 격상, 방역초소 확대, 전화예찰 강화, 소독 지원 등 기존 대책을 크게 넘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방역 작업을 해도 추운 날씨 탓에 소독약이 그대로 얼어붙어 효과가 있는 지 의문”이라며 “사후약방문식 처방 대신 더욱 근본적인 방역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적극적인 방역대책을 펼쳐왔으나 조류독감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방역대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전제한 뒤 “조류독감의 근절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차단방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특히 천안 일원에서 조류독감이 재발되고 있는 것과 관련, 천안 북면 H종오리농장에서 지역별로 반경 30∼40㎞를 특별관리 지역으로 지정, 닭·오리 이동제한, 차량 통제 등을 실시키로 했다.
특별관리 지역은 천안, 아산 전역과 연기, 예산, 공주, 당진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김창섭 가축방역과장은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농장 2곳은 종전 감염농장과 역학적인 관계가 있는데다가 소독 등 방역조치도 소홀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앞으로 방역조치를 소홀히 한 농가는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시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차단방역 강화를 위해 9곳에서 운영하던 이동 통제초소를 21곳으로 늘려 천안, 아산, 연기, 공주, 예산, 당진 등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된 6개 시·군에 설치했다.
또 도내 가금류 사육농자 8백89곳에 대한 예찰활동을 펼쳐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이상 증세를 보일 경우 조기에 도살 처분키로 했다.
한편 충남에서는 지금까지 6건의 조류독감이 발생, 1백19개 농가의 가금류 104만여마리를 도살 및 매립처분했다. 살처분 농가에 대해서는 살처분 보상금 9억5000만원(13곳), 생계안정자금 6500만원(11곳), 폐기 종란 1억2400만원(2곳) 등 11억3900만원을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