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편입을 요구하는 탕정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헌식 단장(맨 오른쪽).
김헌식/48·탕정면 이장단 단장
“아산시 전체를 생각하면 삼성공단이 크게 들어서는 것이 맞는 일이지. 그러나 그 속에 살던 주민들에 대한 생각을 위정자들이 하는지 모르겠구만”
지난 10일(화) 심대평 도지사가 탕정면을 방문하던 날, 주민들은 한 오라기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지사와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심 도지사의 단호한 태도에 탕정면 주민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
신도시 토지보상에 대해 환지 방식으로 해달라는 주문에 “안 된다”라고 답하고, 주민공청회 실시후 고시하라는 것에도 “고시만 하겠다”고 일관했다.
“삼성공단이 들어서면 1030억원의 세수입이 들어온다. 이중 20억원이 충남도에 들어온다. 이런 이익을 마다할 지자체가 어딨겠냐”며 소수의 주민 때문에 대의를 그르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헌식 탕정면 이장단 단장은 “도지사 말 한마디로 주민이 이제껏 싸워왔던 게 물거품 됐다”며 “그렇더라도 천안시의 편입은 계속해서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공단이 면사무소와 파출소 등 탕정의 핵심부까지 공단으로 지정해 토지보상을 하려고 하는데 기왕지사 공단을 설립할 꺼면 조용한 음봉면쪽으로 돌렸으면 한다고.
김 단장은 “탕정면에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할 때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원주민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개발을 한다더니, 공수표에 지나지 않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대화 이후 주민들은 “도시계획이라는 게 원주민은 쫓아내고 새로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주민들이 위정자들 머리 속에 있겠냐. 또 탕정 주민 표 모아봤자 도지사나 시장을 갈아엎을 만큼의 표도 안 나올텐데 사람같이 안 보이겠지”라며 혀를 끌끌찼다.
“심대평 도지사의 이번 방문으로 충남도는 탕정면의 삼성공단의 본격개발을 꿈꾸게 됐고 주민들은 자신의 고향이 어떻게 없어질지 위태로운 마음을 갖게 됐다”고 윤모(63)씨는 말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고 나쁜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다고 믿고 싶지만, 탕정면 주민들에겐 개발이란 미명하에 짓밟힐 주민의 암담한 심정만이 놓여져 있다”며 김 단장을 비롯해 탕정 주민들은 한숨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