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남아 이춘풍… 풍자·해학으로 시대 풍자
풍류남아 이춘풍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무능하고 방탕하며 사치·향락에 젖어 패가망신하는 줄도 모르는 이춘풍. 요즘 시대 인물로는 1백% 이혼감으로 적합한 인물이다. 예전 시대나 지금이 다를 바 있는가. 오늘의 우리 정치, 경제, 사회적 모순의 모습들이 그 시대에도 버젓이 자리하며 이춘풍 같은 인물을 만들어 냈다.
이춘풍이 ‘개차반’이었다면 부인 김씨는 정반대의 인물. 이춘풍이 탕진한 가산을 기발한 행적으로 일으켜 놓는다. 공연을 유치한 성환 문예회관 이창수씨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빗대 풍자와 해학으로 통렬히 비판하고 그 가운데 진솔한 삶의 의미와 가족애를 일깨워 준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당초 대보름맞이 공연으로 기획했으나 일정상 오는 15일(일) 유관순실내체육관에서 3시와 7시 2회 공연을 갖게 됐다. 관람료는 1만5000원이며 지정석은 없다. 문의:☎582-4518
웃음에 목마른 자들, 집합
배우에 따라 작품도 빛나는 것. ‘마당놀이 이춘풍’은 전문 마당놀이 극단 ‘미추’에서 준비했다. 마당놀이 인간문화재 윤문식(이춘풍), 김성녀(김씨부인), 김종엽(해설자)씨 등이 출연한다. 이들의 걸쭉한 입담과 재치, 탁월한 연기는 과히 국보급. 이들 3인방에 김성애, 정태화, 이기봉, 서이숙 등 극단 미추의 노련한 배우들이 선보이는 춤과 노래, 연기의 앙상블은 마당놀이의 참맛을 더해 줄 것이다.
각종 부정으로 얼룩진 정치나 열악한 경제상황 등으로 답답함만 전해주는 요즘, 한바탕 해학과 풍자가 녹아있는 이춘풍은 한 잔의 이온음료 같은 청량감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 문예회관 조광희 관장은 “천안시민의 무사안녕과 복을 기원하고 해학과 웃음으로 일상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며 중장년층에는 옛추억을, 연극애호가에게는 문화향유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의도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추의 마당놀이 천안공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에는 변강쇠전으로 2회 공연 5천4백여명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2003년 심청전은 3천3백여명이 관람했다.
계절별 맞춤공연 제공
올해 문예회관은 일곱 번의 기획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국내외 정상급의 다양한 장르를 유치해 시민의 문화예술의식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연령별, 가족단위로도 감상폭을 넓힐 수 있도록 배려, 지방문화를 선도하는 데도 목표를 두고 열심이다.
오는 15일(일) 마당놀이 이춘풍전을 시작으로 3월에는 KBS 오케스트라 ‘금난새’, 5월에는 어린이연극 ‘햄릿’이나 ‘강아지똥’을 유치할 계획.
여름철로 들어서는 7월에는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를 초청하고 9월에는 유랑극단으로 가을을 맞는다. 11월의 늦가을엔 정취를 살려 장영주의 ‘바이올린’이나 김대진의 ‘피아노’ 선율을 들려주고 12월은 발레 ‘백조의 호수’로 막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들 7회 공연에 예상되는 소요비용은 2억원. 투자한 만큼 수익으로 돌아오면 좋겠지만 천안시민이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예회관 이창수씨는 “좋은 공연 유치로 천안의 문화예술 수준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