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생(포항대 2년)이 영성로변 불법 주·정차 차량을 계도하고 있다.
대학생 65명 시청 알바… 현장근무로 실질체험
시청 대학생 아르바이트(알바)가 ‘고생한 만큼 보람도 큰’ 체험알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MF시절 중단됐던 대학생 시청알바는 성무용 천안시장의 의지로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됐다. 인원은 65명.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일 일당 2만3920원.
보통 사무보조로 알던 시청알바. 그래서 편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는 지난해 한 달 알바중 5일만 현장근무를 세웠지만 올해는 20일로 대폭 늘렸다.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시정을 진정 알아가기로는 현장근무가 제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추첨식으로 치룬 올해는 4백20명이 몰려와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6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택됐지만 현장근무 부담 때문인지 7명이 그만두기도 했다.
성 시장의 “학비도 벌고 사회경험도 쌓으라”는 취지를 담고 시는 타 지역의 두배에 가까운 알바를 운영하고 있다.
몸 고달퍼도 배운 것 많아
27일(화) 중앙시장 앞 영성로변은 두명씩 짝을 이룬 대학생들이 군데군데 도열, 팔에는 ‘불법 주·정차 단속’ 완장을 차고 있었다.
이곳은 복잡한 시장통으로 최근 확장공사를 통해 양방향 버스통행이 가능토록 개선했지만 불법 주·정차들로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사고에 노출돼 있는 곳. 시는 30명을 집중배치해 2월7일까지 지도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경 한쪽에서는 시 교통과 한철희씨가 불법·주정차에 일명 주차딱지를 떼고 다른 쪽은 대학생들이 계도중에 있었다.
“여기다 받쳐 놓으시면 안 돼요. 차량 진행에 불편을 주잖아요.” 포항대에 다닌다는 학생(대학2년)이 불법 정차하려는 운전자에게 다가가 한마디 건넨다. “짐 하나만 부려놓고 갈께요.” 운전자는 손가락 하나를 치켜들며 부탁조다. 장사물품이라 할 수 없이 “얼른 내리세요”하며 한발 물러선다.
이들의 계도 덕분인지 도로가 예전보다 넓어 보였다. 평소 차량 사이로 빠져나가던 보행자들도 이날만큼은 안전하고 쉽게 보행했다.
여학생 두명이 지키는 시청 앞 도로변.
어려움을 묻자 한 학생(천안대 2년)이 “가끔 상스런 욕을 내뱉는 아저씨들이 있다”고 토로한다. 그리 춥지 않은 날씨인데도 두 학생의 볼이 발갛다. “전엔 몰랐는데 불법차량들이 무척 많은 거 같아요. 제가 나중에 차를 갖는다면 잘 지킬 거예요.” 현장업무로 몸은 고달프지만 배운 것도 많다는 그들.
교통과 불법 주·정차 계도 외에도 건설행정과 광고물 정비에 30여명이 투입돼 알찬 한달 알바를 보내고 있다.
시 총무과 권영희씨는 “현장 투입으로 걱정도 많이 했는데 대체로 현장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며 용돈 벌기보다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되는 좋은 체험이 되길 바랬다.
시는 한 달 알바가 끝나는 2월18일(수)경 시장 주재로 간담회를 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