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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십시일반하니 집이 지어지네

등록일 2004년01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최성수 (주)대한은박지 공장장(사진 왼쪽)과 정명제 이장(사진 오른쪽). 정명제 / 아산시 음봉면 송촌리 이장 새해를 맞기 한 시간 전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집이 전소된 김모씨(66·아산시 음봉면 송촌리) 부부. 갑작스레 일어난 화재로 갈 곳도 잘 곳도 없어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 부부는 거동조차 불편해 바깥 출입을 삼가던 터에 화상까지 입어 집 복구는 커녕 몸을 건사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명제 송촌리 이장이 이들의 보금자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서투른 인터넷 실력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아산시청 홈페이지에 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렸다. 또 가까운 동네 주민들과 음봉면을 고향으로 둔 기업체의 지인들에게도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겨울이라도 날 수 있는 집만 있으면 이들 노부부의 아픈 마음을 덜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랑의 집짓기를 시작했다”며 정 이장은 집 절반이라도 지어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정말 집이 지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 이장은 기적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어 “정말 감사하고 즐거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화재가 난 김씨 집은 전소되어 뭐하나 건질 것이 없었다. 현재 김씨는 시각 5급 장애, 아내는 청각 4급 장애를 갖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화재성금이 조금씩 통장을 채워가고 있고 추운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집 짓겠다고 나서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우선 음봉면 이장단이 제일 먼저 나섰고 가까이 있는 교회와 주민들이 나섰다. 소동리에 사는 굴삭기 기사 신혁순씨는 자신의 하루 일당을 포기한 채 하루종일 화재 잔재물을 치워주기도 했다. 송촌리와 3백m거리에 있는 아세아레미콘도 거푸집을 지원해 주었고 맨 몸, 맨 손으로 화재 잔해를 치우고 땀흘린 주민도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 14일(수)에는 ㈜대한은박지 공장장 최성수씨가 이 마을에 들려 성금 1200여만원을 전달해 주고 갔다. 설연휴를 앞두고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더욱이 최근 창업주의 작고로 기업이 침울해 있는 상황에서 선행을 베풀어 주민들에게 훈훈한 화제가 됐다. 정명제 이장은 “이제 집이 절반 지어진 것이나 진배없다”면서도 “더욱 따스한 사랑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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