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 김철수 선생이 활짝 핀 백련과 키재보기를 하고 있다.
김철수 / 54·천안시 업성동
천산 김철수(54·천안시 업성동) 선생은 20년 동안 ‘연꽃’의 매력에 폭 빠져있다. 취미로 연꽃 재배를 시작해 이젠 연의 예찬론자가 돼버린 그.
검은 진흙 변하여 하얀 꽃 되고
더러운 물 바뀌어 맑은 향 됐네
가까이 해 다만 보고 살필 뿐
함부로 할 수 없는 군자의 기품
지난해 8월 앞마당에 활짝 핀 백련을 대하며 떠오른 시상(오언절구)이다. ‘믿음은 마음의 청결함에서부터 아닐까. 그런데 세월이 가도 마음 속에는 더러움만 가득 찬다. 마음의 눈이 맑아질 순 없을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그의 흔적이 연과 대비해 가득차 있다.
연을 좋아하다 보니 그동안 지인들에게 보급해준 연만도 20여곳. 강원도에서 서울, 경기도, 전주, 천안, 대구를 거쳐 제주도까지 이어져 있다.
또 전남 무안, 전주 덕진공원 등 연과 관계된 곳이면 직접 찾아가 정보와 견문을 두루 섭렵하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부족한 배움을 충족시켰다.
얼마전 천안 상록리조트(수신면 소재) 에서 처음 열린 ‘세계연꽃전시회’는 급조한 작품으로 아쉬움을 던져줬다. 인근 아산만 해도 인취사의 연꽃축제가 해마다 많은 동호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음이 부럽기만 한 그.
그 마음을 위로해서인지 오는 2월경 전국 연 애호가들 50여명이 천안에서 연수 및 친목도모를 갖기로 했다.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면 그들을 대접할 장소와 진행 등에 만전을 기해야죠. 연의 불모지인 천안을 찾아준다는 것이 제겐 무척 즐거운 일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듯 얼굴빛이 마냥 행복해 보인다.
일반인에게 있어 연은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가격도 만만찮다. 현재 그가 갖고 있는 연은 1백여 뿌리. 지인들에게만 무료보급해 온 그에게 서울과 전주에서 3백뿌리를 주문해놓고 있다. “가능하면 우리 지역에 보급하고 흔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을 맑게 하고 볼거리 특성을 살려 저수지를 연으로 뒤덮으면 어떨까요. 연 축제로 전국 관광객이 몰려들면 천안의 명물거리로도 손색없을 겁니다.”
초등학교 선생과 차문화협회의 사범으로, 또한 부족한 한문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등록한 늦깎이 만학도로 분주한 그. 차 한 잔에 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픈 이가 있다면 문을 두드려도 괜찮을 듯. 문의 ☎583-8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