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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땅 계속 밟으면 안되나요…

등록일 2003년12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빈곤의 삶, 국적도 초월 “다시 고국 가면 이제 굶어야 돼요.” 이제 한국말뿐 아니라 글과 문화까지 이해할 수 있는 자만(30·방글라데시)씨에게 2003년 겨울은 혹독하기만 하다. 현재까지 두 곳의 네 달치 체불임금 200만원. 이 돈이면 방글라데시에 갈 수 있지만 비행기값조차 없어 고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자만씨는 5년전 코리아 드림을 안고 한국땅을 처음 밟았다. 그때도 겨울이었지만 3명의 동생과 어머니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추운지 몰랐다. 한국말 하나도 모르는 외국인 노동자였지만 한국사람들은 자만씨에게 잘 대해주었다. 덕분에 실리콘과 프레스 기술 등 남다른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먹고 자는데만 돈을 쓴다고 해도 한국인보다 낮은 임금으로 한국에서 생활하기는 힘들었다. 그런 중에도 방글라데시로 돈을 꼬박꼬박 붙였고 그 재미로 살았다. 언젠가부터 공장형편이 어려워져 임금이 한두달 밀리기 시작했고 다른 곳으로 옮겨도 봤지만 오히려 체불임금이 200만원으로 늘었다. 자만씨는 “한국을 떠나는 동시에 나는 굶어요. 5년전 한국 올 때 400만원 들었는데 다시 올 때는 이보다 경비가 더 들 것”이라며 완강히 안 갈 뜻을 밝혔다. 자만씨는 “최근 좋은 사장님 만나 며칠 일도 했는데 5년 이상 된 외국인 노동자라 부담이 된다고 해 그만두고 현재는 단속을 피해 다닌다”며 “신문에 나오면 나 안 잡혀요?”하며 한국에 있길 희망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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