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 발표… 정치요건은 청렴, 근신, 부지런함
제17대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 최한규 천안시민포럼 사무국장은 ‘다산 정약용 목민사상의 실학적 담론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시민단체 활동을 해오면서 파행적인 지방정치 운영 실태를 체험한 최씨는 이러한 이유 등으로 다산 정약용의 정치사상을 연구하게 됐다고 밝힌다. “천안지역의 정치리더십 부재는 정치철학 부재와 정치사상의 모호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철학적·이념적 사고가 빈약하다 보니 이권주의에 현혹되고 이에 따라 비리에 연루되는 것입니다.”
천안시 쌍용동 한 아파트 상가 2층의 작은 사무실. 일본인 아내를 둔 최씨는 아내의 친정나들이로 최근 논문에만 매달리고 있다. 다산의 책들로 가득한 책장과 각종 자료들이 산적한 가운데 한쪽의 침대가 그의 밤낮을 엿보여 준다.
최씨는 목민심서의 내용 중 ‘선한 수령이 되려면 반드시 자애스러워야 하고 자애스러우려면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절약해야 한다’는 귀결을 읊는다. “다산은 국가를 다스리는 세 가지 요점으로 청렴과 몸을 삼감, 부지런함을 말합니다. 즉 남을 다스리는 자는 항상 깨끗하고 근신하며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수기와 제가가 바탕이 돼 백성에 대한 봉공으로 발전되며, 이런 다산의 정치철학은 현대정치에서도 유용성 있게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최씨의 견해다.
다산이 ‘다스리는 자’에게만 관심 둔 것은 아니었다. 정치제도권의 인적쇄신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라 여론정치의 핵심인, 민중교화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백성을 가르치고 교화, 정치권력에서 소외된 백성들을 정치참여의 장으로 끌어들이는데 각고의 노력을 가졌다.
“천안지역의 정치인 중 다산을 닮은 이가 몇입니까. 입으로는 청렴을 외치며 주민을 위해 뛰노라 하지만 실제 그렇습니까. 주민에게 권위를 부여받지 못해 스스로 권좌를 만들고 호령하려는 이들이 대부분 아닙니까.”
최씨는 이같은 지역정치의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 시대에 다산의 정신이 되살아나길 희망한다. “목민사상이 현실에 꼭 부합하지는 않지만 근본이념은 오히려 부패한 현실정치를 단죄하고 새로운 정치이념을 구현하는데 적합하다고 봅니다.”
그는 내년 총선에는 후보자나 유권자들 모두에게 다산의 바람이 불어 천안 만큼은 전국의 선거수범 지역이 되길 기대한다며 목민심서로 출발한 이야기를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