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인섭, 김진수, 이종례, 변선규, 이영숙, 박미정(호스피스 간호사), 강미자씨.
“환경이 열악해도 집에만 있으려는 환자가 많아요. 그렇다고 시설에 의탁하면 환자나 주위사람들에게 ‘버린’ 것으로 오해받고요, 자기가 보호하지 못한다는 현실은 더더욱 인정하기 싫은가 봐요. 고통스러워도 함께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거에요.”
이런 이유로 천안 사랑의호스피스(회장 심석규)는 가정방문 의료봉사팀을 구성, 환자들을 찾아나서기로 하고 준비중에 있다. 이미 로또재단에서 기증받은 두 대의 차량이 대기 상태로 있다.
가정방문팀에 앞장 선 이는 변선규(70) 원로목사. 목회 은퇴 후 자연 호스피스 봉사에 가담하게 됐다는 변 목사 외에도 김진수(53) 장로와 이종례(57)·이영숙(83)·강미자(42) 권사, 심인섭(39) 집사 등이 의욕을 보이고 있다.
변 목사는 말기암 등 시한부 인생을 사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끔찍’하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가 병마와 싸우며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는 가족들. “그들 또한 환자 만큼이나 ‘죽음과 슬픔’의 그늘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고 봐야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경제적 형편으로 집에 환자를 방치하고 돈벌러 나간다는 겁니다. 유교사상의 영향인지 시설 등에 맡기는 건 생각조차 안해요. 서로의 심신을 죽이는 일이죠.”
변 목사의 말에 김진수씨도 환자와 가족들의 사고방식이 전환돼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환자를 내손으로 보살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보호자 자신을 위한 것이지 환자 입장의 사고가 아니라며 가족간의 사랑이 재정립돼야 함을 역설한다.
“우리가 가정방문팀을 구성한 것도 아직 시설에 보내는 것을 낯설어하는 환자와 가족분들을 위해서예요. 물론 가정에서의 치료가 더 나은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요.” 이종례 권사는 호스피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이번 의료봉사팀(☎:041-555-1601)을 적극 이용하길 바한다.
한편 호스피스에서 운영중인 평안의 집(천안시 구성동)은 12명의 환자가 요양 중이다. 무료로 운영되는 데다가 친절한 간호사도 상주하고, 매일 심석규 회장(남천안제일의원 원장)의 의료봉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들고 있다. 위치적으로도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산림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쾌적한 요양이 가능, 얼굴 가득 인상쓰며 들어온 환자들도 금방 해맑은 웃음속에 평안함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