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화(작품의 왼쪽)와 추상화로 분할, 평화와 소망의 민속정서를 표현한 ‘어느날의 그리움’(유채화).
한 작품에 구상화, 추상화 분할… 민화로 전통 재해석
충남 서천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의미 있는 그림’이 날아들었다. 한국예총 도연합회장으로 있는 김영천 선생이 지난 27일(목)까지 일주일간 천안시민회관에서 제6회 개인전시회를 가진 것.
‘2003 내 이야기를 어디에 놓아둘까’란 화두를 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서천의 한 작은 중학교 교감으로 전근, 많은 사색을 가지며 몰두 할 수 있어 가능했던 작품들”이었다고 김 화백은 설명한다.
그의 이번 작품은 독특하다. 검정색과 빨간색의 단순함, 구상화와 추상화로의 분할, 전통의 정서적 재해석 등을 민화의 상징적 도상과 문양으로 풀어내고 있다. “민화에는 서민들의 소망과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시간이 흐른 현대에서도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이 제 작업의 근본이죠.”
채색의 단순화는 검정과 빨강, 최근 작품에는 검정과 검정의 조화를 부린다. 그는 검정이 동양기법의 주된 재료인 ‘먹’을 닮았고, 다양한 농담으로 뜻을 전할 수 있어 선택했다고.
작품에 등장하는 주된 소재들 역시 민화에서 비롯된다.
“물고기는 건강, 솟대는 희망을 상징하고 연 또한 썩은 물에서도 당당히 자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은 스러질 때도 (물 속으로 잠겨) 흔적을 보이지 않아요. 순수의 이미지죠.” 제비도 등장하는데 먼 과거에도 그랬듯 소식(소망)을 전해주는 매개체로 과거와 현재의 정서를 이어주고 있다고.
이후 작품에 대해 김 화백은 “이번 전시작품 속에서 표출한 내용에 깊이를 더하고, 검정의 단색을 벗어나 폭넓은 민족정서를 담아 내겠다”는 욕심(?)이다.
1(75년11월)·2·3회 개인전은 배우는 과정, 4회 때부터는 변화과정을 밟아 5회 때 면 분할과 강렬한 색상, 6회는 흑색과 단순의 이미지를 보이고 있는 김영천 화백은 “이제야 내 것을 찾아가는 것 같다”며 겸손을 보인다.
천안태생의 김 화백은 76년 한국미협 천안지부 창립사무장을 비롯해 91년 한국미협 천안지부장과 93년 충남지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예총 충남도연합회장으로 있으며 충남미술사, 충남예술지, 도 미술대전도록 등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