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철 월봉초 교장(왼쪽)과 이순목 산림조합장이 간벌목 책상·의자 기증식을 치루고 있다.
우리 토양의 낙엽송 간벌목 책상·의자 보급… 교육적 효과도 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우리나라 토양에서 자란 낙엽송 간벌목(40년생)이 학생용 책상과 의자로 만들어져 보급됐다.
특히 빽빽한 숲의 나무를 간벌(일명 솎아주기),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져 버려졌던 것을 산림조합중앙회가 책상과 의자 원목으로 재활용해 깊은 의미를 주고 있다.
충남에선 부성초·월봉초 보급
“무늬결이 곱고 질감이 좋아 쓸수록 멋이 살아난다. 책상상판도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체형에 맞게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기능성 책상과 의자다.”
이순목 천안산림조합장은 전국 31개 초등학교(1천1백67조)에 기증되는 낙엽송 책상·의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농산물이 우리 입맛에 맞듯 나무 또한 우리 몸과 마음에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점도 곁들인다.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천안의 부성초등학교와 월봉초등학교의 1개학급(36조)에 책·걸상이 지난 12일(수) 보급됐다. 부성·월봉초는 각각 학생수 2천1백75명과 2천4백29명이 생활하는 충남 최대 학생수를 자랑하는 곳. 월봉초의 경우 내년 5학급이 늘 전망이다.
천안 외에도 서울에서 20여년간 무료로 불우청소년과 지역주민들에게 교육과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상일봉사학교’에 전해졌고 올 여름 발생한 태풍 매미 피해를 입은 경남 마산과 김해지역의 4개 초등학교,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강원도 2개 학교, 전남 완도 비자도의 비자초등학교 등에 보급됐다.
산림조합 유병기 지도과장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산간오지와 도서지역 학교를 우선적으로 기증하고 나머지 학교는 시·도교육청을 통해 추천받았다”고 말했다.
산림조합은 앞으로도 간벌재 활용으로 국산목재 이용률을 높이겠다고 하지만 경제적 효율성은 과제로 남는다. 전국 각지의 간벌목이 운반되는 곳은 산림조합중앙회 중부임산물 종합유통센터가 있는 여주로, 그곳에서 가공과정을 밟고 다시 보급·판매되는 생산비용은 경제적 효율성에 있어 턱없이 낮은 현실이다.
이순목 조합장은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교육적 가치를 부여하는 사업”이라며 “하나라도 목재 수입량을 줄이고 원할한 숲가꾸기 활성화에도 기여해 지속사업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림조합중앙회는 지난해와 올해 2월에 전국 37개 초등학교에 책상·의자 1천5백조를 기증한 바 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과 교사들이 지적한 미비점을 보완해 왔다.
“6년 교직생활, 큰 감동”
“이렇게 귀한 책상·의자가 들어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36년간 교직생활중 이런 감동은 처음이다.”
지난 12일(수) 오전 11시경 낙엽송 책상·의자가 월봉초등학교에 내려지자 정재철 교장은 두손 들어 반겼다. “지금의 합판제는 겉은 좋아보이는데 인조 약품처리 등으로 감이 좋지 않다고”
정 교장은 특히 자연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산림이 주는 효과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돼서 좋다고.
이순목 조합장은 “경제성은 안맞지만 국산재목으로 나온다는 의미, 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의미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교장은 모든 학급에 한두개씩 나눠주고도 싶지만 ‘한 학급’만 사용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야 교육적 활용도 크고 우리 목재의 책상·의자의 좋은 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이 조합장은 “월봉산의 월봉초등학교에 걸맞듯 자연환경에 관심 많은 학교에 전할 수 있어 흐뭇하다”며 기증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