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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드니 활력이 넘칩니다”

등록일 2003년11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한때 양계장을 운영했던 공명석(56)씨가 붓을 든 지 4년째다. 매일 계란만 만지작거리던 손에 붓이 쥐어지자 한동안은 어색함이 묻어났다. “배우는 것도 젊어서 할 일 같습니다. 중학교 서예반 때는 몇 자를 써도 실력이 부쩍 늘었던 것 같은데 나이 먹어 배우려니 몇 십 장을 써도 비슷합니다.” 배움에 때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는 공씨. 2000년 시민회관 민묵회(지도강사 김진상)에 발을 들여놓으며 (나이에)늦은 만큼 열심히 배웠다. 회원들은 그의 열의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5체 중에 해서를 시작으로 예서, 행서를 배웠고 올해는 전서에 도전했다. 〈학문은 돈 많은 장사꾼처럼 멀리 닦는 일이다. 도는 볼 수 있는 것을 취해 이를 깊이 길러야 하고 독실히 하며 들떠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작품내용으로 택한 것을 봐도 그의 배움에 대한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조금의 농사일 말고는 하는 일 없는 백수라 뭘 배우기는 딱 좋아요. 먹 갈고 붓잡으면 서너 시간은 금방 지나버리죠.” 매주 금요일 시민회관에서 배우는 2시간이 전부. 게다가 매년 30명의 신입회원 위주로 교육되다 보니 배우는 게 한계에 이른다. 남자가 칼을 빼들면 무라도 베랬다고, 공씨는 서예 관련 책자를 사다 집에서 연구하는 시간이 점차 늘고 있다. “취미로 배웠지만 깊이 들어가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겨요. 좀 더 잘 쓰고 싶고 그래서 남한테 인정받고 싶은 욕심 말입니다”한다. 그의 열의로 제21회 한국 예술대전 서예부분과 독립기념관 주최 제1회 서예대전에 입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제 누가 가훈 써달라는 부탁에는 자신감이 생겨요. 지금껏 두 점 정도 써줬는데 주위 반응이 좋았어요. 제2대 회장으로 민묵회도 잘 이끌고 욕심 같아서는 큰 대회 상도 타고 싶은데… 모르죠. 제 주변에도 정성과 열의가 대단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공 회장은 가정주부의 취미생활로 이보다 더 나은 게 어디 있겠냐며 생활에 지친 심신을 안정시켜 주며 성취감과 회원간 친목을 통해 소속감을 갖는 등 좋은 점들이 많음을 강조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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