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이 오르느냐, 마느냐는 공시지가가 좌우한다. 지난 10일 오전10시 공시지가에 관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는 가운데 표준지지가 위원간담회가 열렸다.
“몇 년째 땅값이 같으니 원….”
신도시가 들어설 아산시 탕정면 일대 주민들은 공시지가가 발표 될 무렵이면 얼굴빛부터 흐려진다. 10여년이 다되어 가도록 공시지가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가 들어서면 개발 여건이 좋은 땅이라고 언론매체에서는 떠들어대지만 이곳 주민들 생활에는 아침 한나절 지나가는 안개비 만큼도 보탬이 안 되는 말일 뿐이다.
공시지가가 올라가야 개발에 따른 보상비도 높아지지만 공시지가가 오르지 않으면 보상가도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
또한 땅을 매매한다 해도 공시지가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텃밭을 일구며 살아왔던 고향을 싼값에 넘기고 도시로 와 헐벗고 살아야 하는 형편이다 보니 공시지가가 얼마나 오르냐에 따라 주민은 울고 웃는다.
지난 10일(월) 10시 탕정면 사회복지관 신축 강당에서는 표준공시지가위원 간담회가 열려 주민의견과 지가위원의 의견이 오갔다.
서동선(갈산리) 주민은 “공시지가를 올릴 수 있을 만한 요인을 갖고 있음에도 수년째 공시지가를 올리지 않아 주민 재산상 피해를 주었다”고 설토했다.
이들이 이토록 땅값에 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규섭(갈산리)씨는 “살던 땅을 하는 수 없이 버리고 도시로 나가야 하는 것은 탕정면민들의 운명”이기 (이규영·매곡리 주민) 때문이라고.
“굳이 탕정면에서 살려면이야 살 수는 있겠지만 논밭 일구고 살던 농민이 여기서 살아봐야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느냐”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
이미 토지의 70%가 넘게 외지인의 소유가 되었다. 70%의 외지인 소유가 되는 동안 탕정면민들은 싼값에 자신이 살던 땅을 넘겨야 했다. 이 중 남은 주민만이 현실적인 보상가를 바라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